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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위, 국제공조 통해 미국 판결 압박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인수에 대한 공정위의 이번 심사는 주로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 업체와 단말기 제조업체간 수직결합에 따른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구글의 기업결합이 초국경적 기업결합인 만큼, 이를 심사 중인 미국, EU 등과 적극적으로 공조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존 사례를 봤을 때 한국 공정위의 판단이 미국 EU 일본 등 국제 사회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미국과 유럽은 구글과 모토로라의 합병 선언 전부터 이들의 움직임에 대해 조사를 해오기 시작한 만큼 참고할 사안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정위 관계자는 “특히 노키아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유럽의 공정위(ECC)와 삼성전자, LG전자의 이해가 걸린 한국 공정위가 공조를 강화해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 큰 방향”이라며 “중립적 성향의 일본의 공정위(FTC)를 설득시키는 것도 큰 과제”라고 말했다.

국제 공조를 통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공정위의 조사 방향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는 국내업계에 미칠 파장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업계는 두 회사가 결합할 경우 ’플랫폼 중립성’의 붕괴로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반에 불어닥칠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플랫폼 중립성이란 안드로이드, iOS 등 OS를 만든 구글과 애플 등의 업체들이 스마트 기기를 제조하는 하드웨어 업체 등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 국내 업체들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시장에서 1위를 점유하고 있는 구글이 모토로라에 배타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특혜를 줄 경우 발생할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갤럭시S2는 물론이고 4세대(4G) 스마트폰 ’갤럭시S2 LTE’와 태블릿인 ’갤럭시탭’ 시리즈, 그리고 신개념 스마트 기기인 ’갤럭시 노트’ 등은 모두 안드로이드 기반이다. LG전자의 ’옵티머스’ 시리즈와 팬택의 ’베가’ 스마트폰도 대부분 안드로이드 OS를 장착해서 구동된다.

이 때문에 당장 구글이 모토로라에 안드로이드 OS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꾼다면 국내 기업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 국내 기업에 OS를 계속 제공하더라도 기존에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새 버전이 나올 때 마다 선보인 레퍼런스(기준)폰의 제조사를 삼성에서 모토로라로 옮긴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레퍼런스폰은 본래 전 세계 안드로이드 폰 제조사를 위한 구글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제품으로 구글이 소프트웨어인 자사의 안드로이드 OS에 최적화한 하드웨어를 요구해 만든다.

안드로이드 진영의 분열을 우려하는 이런 시각들에 대해 구글은 일단 일축하고 있다. 구글의 최고경영자인 에릭 슈미트 회장은 지난 달 초 방한한 자리에서 "모토롤라 모빌리티는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며 (인수 후에도)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 관계도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 결합 승인이 나더라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를 외면하고 모토로라에만 최적화된 안드로이드 OS를 공급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목적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특허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인 만큼 OS 개방 정책으로 시장을 넓히는 것이 구글 입장에서는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상현ㆍ윤정식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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