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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인 임재범 “동갑 친구가 없다, 왜냐면…”
가수 임재범은 미국으로 음악 원정을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 MBC ‘우리들의 일밤-바람에 실려’ 촬영 도중 무려 3번이나 잠적했다.

이에 대해 임재범은 “도망자 기질이 좀 있는 것 같다”며 “내 안에는 어린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함께 간 멤버들은 처음에는 임재범의 잠적에 어이없어 했지만 이를 반복하자 그런 상황에 적응되는 듯했다. 임재범이 잠적할 때는 짜증이 났지만 LA 노키아극장에서 열린 원정 마무리 공연에서 남진의 ‘빈잔’과 윤복희의 ‘여러분’, 스팅의 ‘shape of my heart’를 특유의 허스키한 목소리로 부르자 폭풍 감동이 밀려왔다.

‘바람에 실려’ 뮤직비디오 촬영 도중 자신에게 연기 동작을 수차례 반복하라고 한 김영호에게 버럭 화를 내는 장면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임재범을 상식적으로 이해한다는 건 쉽지않았다.

물론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임재범은 기이한 행적과 수많은 루머로 뒤덮여 있는 가수였다. PD를 때린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기인 임재범을 4시간이나 진행되는 토크쇼에 게스트로 앉혀 대화를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임재범은 최근 KBS 토크쇼 ‘김승우의 승승장구’에 출연했다. 지난주는 주로 음악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고, 6일 방송에서는 어린 시절과 가족 등 개인 인생을 밝힌다고 한다. 임재범이 토크쇼에 출연한 건 ‘승승장구’가 처음이다.

‘승승장구’ 제작진은 임재범이 ‘나가수’에 투입된 지난 5월 초부터 게스트 섭외 작업에 들어갔다고 했다. 임재범은 ‘나가수’에 출연한 직후 예당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한 상태였다. 



하지만 임재범 측에서 돌아온 대답은 “출연 불가”였다. 연락이 두절될 수 있고, 통제도 어렵다고 했다. 언제 ‘잠수’ 탈 지 모른다는 말도 나왔다. ‘승승장구’ 제작진은 너무나 불안한 임재범 섭외를 일단 포기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몇몇 토크쇼 제작진이 임재범을 게스트로 모시는 섭외에 들어갔다. 하지만 ‘승승장구’ 제작진은 지난 11월 임재범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임재범에게 심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세상과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래서 녹화에 들어갔다. 녹화 전 게스트에 대한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통상 4시간 정도 하는데 임재범은 불과 1시간반 정도만 인터뷰를 했는데도 2회 분량이 정해졌다.

임재범은 6일 방송될 ‘승승장구’의 녹화에서 “1998년 ‘고해’를 부르던 당시가 가장 괴로웠고,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 뒤, 6년 동안 매일 밤마다 죽을 생각만 했고, 생활고에 심하게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또 “데뷔 후 어느날 잡지를 보다가 지창이의 화보를 봤는데 첫눈에 손지창이 동생이란 사실을 예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재범은 “뮤지컬 배우였던 아내가 노래하는 나 때문에 모든 걸 참고 집에서 애만 키우며 살았다. 아내가 암 선고를 받자 나 때문인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아내를 어떻게든 살려야 했고, 치료비용이 내가 평생 번 것보다도 더 들어갔다. 뭐든 해야겠다고 생각해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게 됐다”고 전했다.

‘승승장구’는 임재범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고 기벽을 확인하는 걸로 끝내지 않았다. 사건과 팩트를 나열하지 않고,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사정과 이유, 과정을 들려주었다. 임재범은 자신을 둘러싼 숱한 오해와 괴소문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는 게 아니라 자신의 책임도 있다면서 솔직하게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성찰식 자기고백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임재범은 2001년 당시 삭발한 상태로 결혼식에 나타나 우리를 놀라게 했었다. 알고 보니 그는 결혼식 3일 전 스님이 돼 있었다. 그는 “마음속으로는 인기, 상, 명예, 돈을 원하면서, 그래미상도 원했으면서 아닌 척하고 산 거예요. 그러면서 가요 순위 프로그램은 왜 봐요. 욕심이 있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록의 자존심 때문에 거부하는 거죠”라고 지나간 인생을 담담하게 고백했다.

그러면서 임재범은 “그렇게 거짓된 삶을 계속 반복한 것이다. 그 결과 동갑내기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면서 “그래서 나를 깨는 것 중의 하나는 ‘지금을 살자’는 것이다”는 말을 했다. 마음을 터놓고 소주 한잔 할 수 있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과, 지금 현재를 살고 싶다는 바람은 시청자들에게도 울림이 전해졌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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