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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칼럼> K팝스타의 등용문 슈퍼스타K
다양한 오디션 속속 등장

기성 가수 자기 계발 계기

실력파 신인 진입장벽 파괴

한류 질적향상 자극제 기대


지난 주말 ‘슈퍼스타K’ 시즌3의 우승자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상금 5억원은, 아름다운 하모니로 매회 시청자의 뜨거운 응원과 박수를 이끌어낸 울랄라세션이 차지했다. 

사실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는 연주, 편곡 실력으로 주목받았지만, 장범준 혼자 보컬을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뛰어난 보컬 4명의 무대를 따라가기엔 힘이 부쳤을 것이다. 우승자가 호명되자 라이벌팀에게 표를 던졌다고 밝혔던 시청자들도 노래로 깊은 감동을 준 울랄라세션에게 아낌없이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작년에 우승한 배관공 허각 못지않은 감동에 대한 보너스 점수였다. 마지막 라운드는 재미없어졌다는 혹평까지 나왔고, 예상문제와 답을 알고 푸는 퀴즈에 이미 흥미를 잃은 모양새였지만, 시청률은 지상파를 위협하는 수준인 10% 이상이었다.

비슷비슷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각 채널마다 쏟아져 나오는 것은 성공 확률이 높거나, 크게 실패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디션리얼리티 프로의 진행 과정은 초등학교 시절 혹은 훨씬 그 이전부터 시작되는 ‘경쟁’에 익숙하고 성공지향적인 우리 사회와 닮아서 그런지 공감도가 높다. 생방송이 끝나고 나면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는 소셜 평가단의 소감이 줄을 이을 만큼 관심이 높다. 가라오케의 원조를 무색케 할 만큼 동네마다 어김없이 들어서 있는 노래방 문화와, ‘꿈은 이루어진다’는 10년 역사의 신화도 오디션 열풍에 가세했다. 입시생이 되면 손을 놔버리지만,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피아노 레슨을 필수코스로 여길 만큼 조기 음악교육을 받은 실력자들이 즐비하다는 것도 다양한 오디션 프로의 유지 비결이다.

오디션 프로가 TV 프로그램의 인기 장르가 되면서 가수 지망생들의 관문이 넓어졌다. 일주일에 한 번 얼굴을 비추니 웬만한 신인가수들보다 홍보 효과도 높다. 실력 있는 ‘슈퍼스타들’이 대거 등장하게 되면서, 기성 가수들도 안일하게 명성을 믿고 자칫 게으름을 피웠다가는 새로운 스타들에게 무대를 양보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처럼 스타 가수들까지 경합을 벌이면서 인기 판도에 큰 변화가 생겼다. 불과 1년 전에 가수지망생이었던 허각은 이미 톱스타급 가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유명 기획사에 스카우트돼 수년간 엘리트 코스를 밟는 연습생 대열에 직행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실력 없는 가수, 립싱크 가수는 곧바로 혹평의 대상이 돼 퇴출되기 직전이다. 한 중견가수는 이제야 가수의 정체성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한다. 영국과 미국에서 10년 전 스타 부재로 인한 음반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만든 오락성 오디션 리얼리티 프로들이 한국에 상륙해 뜻밖의 효과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한류의 확장과 성장의 기로에 있는 K팝 스타들에게도 아마추어 가수의 급성장은 자극이 되고 있다. 2003년 초반 드라마 ‘겨울연가’ ‘대장금’으로 비로소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서도 의미가 있는 한류가 발생하면서 드라마 제작사들이 크게 늘어났지만, 작품의 질은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 각국에서 K팝 스타가 보폭을 넓히는 동안, 외부 요인이긴 하지만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프로들은 신인 등용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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