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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안철수 기부, 정치적 과잉해석 말아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지분 절반(14일 종가 기준 1514억원)의 사회 환원을 전격 발표, 정치권에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잠재적 유력 대선주자인 안 원장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본격 정치 행보를 시작했는지 여부 때문이다. 안 원장은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바를 실천하는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적으로 워낙 미묘한 시점이라 파급력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

안 원장은 이번 일로 지지율이 더 상승하고, 대선행보는 힘을 더 받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기성 정치권이 제시하지 못한 희망과 비전을 주었다는 점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은 폭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분노와 좌절의 상징으로 정치적 표심을 주도하는 이른바 2040세대의 마음을 단숨에 휘어잡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안 원장이 이 돈의 용처가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기회를 갖지 못한 저소득층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에 쓰이길 바란다”고 언급한 대목도 마찬가지다.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정치권이 그 해답을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안철수 방식’으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안 원장이 실제 대선 후보에 나설지 여부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설령 제도권 정치에 몸을 담는다 해도 정치적으로 성공을 거둘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그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으며,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권을 포함한 우리 사회 전반에 불신감이 만연한 것은 지나치게 편중된 부와 권력의 배분 때문이 아닌가. 그가 기부 의사를 밝히며 “건강한 중산층이 무너지고, 꿈과 비전을 갖고 미래를 꿈꿔야 할 젊은 세대가 좌절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기부 행렬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 영향력이 더욱 확대된 안 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은 정치적 해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정치 포석쯤으로 이번 일을 폄하하려는 것은 온당치 않다. 기성 정치인과 재벌, 부자들이 좀처럼 하지 못한 일을 솔선했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더 많은 부자들이 가진 것을 나누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키워 나가는 홀씨가 되기 바란다. 적어도 이번 기부는 그런 의도로 보는 게 순수하다. 정치는 다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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