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의 연기자 오디션 ‘기적의 오디션’에서 무려 2만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우승한 손덕기(27)는 만능 재주꾼이자 노력파였다. 그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몸이 안좋은 덕분에 운동을 많이 했죠. 연기를 잘하려면 몸이 유연해야할 것 같아서 각종 춤과 외국어 공부에도 전념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대학 때 서울로 상경한 거제도 청년 손덕기는 ‘씨네 키드’로 중학교 때부터 배우의 꿈을 꾸고 “서울에 가려면 공부를 잘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리고 삼수 끝에 대학에 입학해, 영문학과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그는 어릴 적 뇌종양 제거 수술로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한 곳에 시선을 집중할 수 없는 시선장애를 안고 있다. 사시수술도 받았고 알레르기성 비염도 앓았다. 이때문에 15년간 수영을 했고 5년 간은 선수 생활도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호기심이 많은 그는 복싱과 무술, 프랑스 격투기는 물론 피아노, 기타, 노래, 힙합, 탭 댄스, 발레, 째즈 전문과정, 현대무용 등을 익혔다. 특히 배우가 되기 위해 지난 4년간 뮤지컬을 했고 1년은 연극도 했다. 단편영화도 2편 찍었고, 지하철 및 길거리 공연도 4년이나 하면서 내공을 쌓았다.
오디션에 도전하기 전까지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12시간 동안 공연 연습실에 연기연습에 매진했다는 손덕기는 “제가 했던 공연만 300회가 넘을 거에요. 하루에 10시간씩 영어공부도 했어요. 당시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기적의 오디션을 한다는 소식에 드디어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죠”라고 했다.
그는 시선장애를 안고 있지만, 연기할 때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그 비결을 묻자 “단편영화를 하면서 이상하다는 걸 알고 고쳤어요. 남들은 그냥 카메라 보고 연기하면 되지만, 저는 시선을 맞추기 위해 수십번씩 연습을 거듭하죠”라고 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연기를 묻자 억압받고 고통받는, 세상의 불의에 싸우는 역할과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손덕기는 “저는 순정파에요. 맨날 짝사랑만 해본 것 같아요. 절절한 사랑 연기도 한번 해보고 싶네요”라고 말했다.
연기에 관해서는 “집요하리만큼 열심히, 잘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손덕기는 “하정우와 송강호, 유해진은 눈을 뗄 수가 없고,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배우죠. 누군가에게 진짜 힘이 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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