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념·지역정치…그게 우리 밥먹여줬나”…2040 ‘옐로카드’에 답 못찾는 정치권
“진보니 보수니, 좌파니 이런 프레임에 갖혀 2040의 민심을 읽지 못했다.”

10ㆍ26 서울시장 선거에서 2040세대로부터 분노의 심판을 받은 정치권에서 일제히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해 정치권은 공황상태에 빠졌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 민심을 읽지 못한 지도부에 대한 성토도 예전같지 않다. 단순히 지도부를 교체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세력’ ‘새로운 변화’에 대한 해법을 내놔야 하는데 당장 마땅한 대안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남경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새로운 변화와의 대결에서 졌는데 단순히 사람을 바꾸고 당 얼굴 바꿔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인가”라며 “무책임하게 행동할 수도 없고 가만히 있을 일도 아니고 고민과 당혹스러움 사이에 있다”고 난감해했다.

다른 여당 관계자도 “20~40대 표심은 ‘더이상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절규이자 분노였다”고 현실을 진단하면서도 “그들이 말하는 민생고 앞에 정치권은 어떤 해답도 갖고 있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선거 동안 난무했던 보수와 진보 논쟁 등 1987년 한국사회의 체제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선거행태에 대한 비판도 내부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선거기간 내내 한나라당은 “책임없는 무소속 후보” “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시를 망친다”는 식의 구호로 유세에 나섰다. 야권 단일 후보 측 역시 “1%를 위한 정당” “서민을 외면한 부자정당”이라는 구호로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이념이나 계층의 구분이 아니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변화가 고스란히 투표로 연결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시민은 진보ㆍ보수를 따지지 않았다”며 “안 원장으로 대변되는 변화에 더 큰 기대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투표소를 찾은 한 여대생(23)은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기성 정치인이 유세 과정에서 말한 뻔한 공약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장 20대는 비싼 등록금에 허리가 휘고 시급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충당하면서 대학을 나와도 취직을 못하는 게 가장 큰 불만이다. 30~40대 역시 치솟는 전세가격, 사교육비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한 세대다.

2040의 현실적이고 실생활에 직결된 문제가 정작 정치권에서 소모적인 ‘포퓰리즘 논쟁’으로 흘렀다는 비판이 많다.

신 교수는 이에 대해 “복지에 대한 강렬한 욕구는 시대적인 흐름인데, 정치권은 이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면서 “특히 열심히 일해도 중산층으로 상승하지 못하는 박탈감, 양극화에 대한 해답을 정치권이 제기하지 못하면 기성정치는 몰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정민 기자/boh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