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캘린더도 부익부 빈익빈?…서민 달력구하기 ‘별따기’
종이값 무려 3배나 껑충

업체들 고가 VIP용 늘려

‘달력 인심’이 더 짜졌다. 매년 이맘 때면 여기 저기서 들어오던 달력이 뚝 끊어졌다. 집집마다 이방 저방 걸어놓던 풍경도 사라졌다. 서민들은 달력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가 돼 버렸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기업별 달력 제작량이 최근 10년 새 절반 가량 감소했다. 달력이나 책표지 등을 만드는 아트지 사용량만 봐도 감소세가 확연하다.

아트지 사용량은 10년 전만 해도 평균 10만t 가량의 수요를 유지해 오다 2006년 8만t, 2010년 6만t 정도로 줄었다.

최대 달력 제작자인 금융권, 특히 은행과 증권사의 수요가 급감한 데 따른 현상이다. 일반 기업체의 달력제작도 덩달아 감소했다.

당연히 집으로 돌아가는 물량들도 크게 줄었다. 인쇄업체 관계자는 “매년 3분기에 들어서면 줄지어 달력 제작요청이 들어왔는데 최근 들어 주문량이 크게 감소했다”며 “보험회사를 제외하고는 대략 수요가 절반 정도 줄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일년 내내 사무실이나 가정 방 벽에 걸어두기 때문에 기업들에게 있어 달력은 유력한 마케팅 도구가 돼 왔다.

하지만 최근 몰려온 ‘디지털 물결’은 그 효과를 더욱 반감시키고 있다.

특히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의 수첩기능이 활성화된 것이 달력 사용량을 줄인 제1 원흉으로 제지업계는 지목하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게시판을 활용한 전자달력까지 최근 등장해 제지ㆍ인쇄업계에 주는 충격은 더해졌다.

반면, 특수 인쇄용지에 판화나 동양화 등을 새긴 고급달력은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 종이값은 일반 아트용지의 2배가 넘고, 1부당 제작비도 수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달력시장에도 시장 양극화가 극명해 진 것이다. 이 밖에 벽걸이 달력 대신 탁상달력 제작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기업들은 전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력마케팅 효과가 예전만 못한 게 사실”이라며 “매년 20만∼30만부씩 찍던 일반 저가달력은 줄이고 대신 VIP용 고가달력이나 탁상달력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