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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것도 명품인데 홀대받아 억울했다”
22년 가방장인 짝퉁가방 제조 덜미
상표없어 이익 못내자 범행

샤넬·구찌 등 10만점 제작

유통·판매업자 등 11명 검거

이른바 ‘A 급 짝퉁’ 가방을 만들어 일본에 밀수출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20년 이상 가방만 만들어 온 장인이 포함된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공영주차장 등에 열쇠를 꽂은 채 차를 세워놓고 서로 알지 못하는 운송책이 다른 목적지까지 싣고 가도록 하는 ‘차떼기’ 수법을 쓰는 치밀함을 보였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루이뷔통 등 가짜 명품 가방을 제조, 일본에 밀수출하거나 국내 유통한 피의자 11명을 검거해 짝퉁 가방을 유통 판매 시킨혐의(관세법, 상표법 위반)로 정모(43)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가방을 만든 혐의로 (상표법 위반) 박모(46)씨 등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5년부터 지금까지 약 6년간 서울 신림동에 짝퉁 제조공장을 두고 정품 시가 600억원 상당의 루이뷔통, 샤넬, 구찌, 프라다 등 총 4개 브랜드 가방 9만9000점을 제작했다.

이들은 가방을 일본에 밀수출하거나 동대문시장 등을 통해 전국에 유통, 시가의 10%를 마진으로 챙겨 약 60억원의 부당이익을 남겼다. 이미 지난 2004년에 짝퉁 가방을 판매 유통 시킨 혐의로 처벌 받은 적이 있는 정 씨 등은 2005년 가방 기술자 박 씨 등을 다시 모아 가방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신림동 등지에서 22년간 가방을 만들어 시장 등에 납품해 온 박씨는 경찰과 대동한 전문가도 놀랄 정도의 기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자신이 만든 가방이 브랜드가 없어 이익을 남기지 못하자 2005년부터 자신의 기술을 짝퉁 가방 만드는 데 이용했다.

조사 과정에서 울음을 터뜨린 박씨는 “4명의 종업원을 두고 대기업에도 납품하며 좋은 제품을 만들었지만 상표가 없다고 홀대받고 생활고를 겪을 만큼 어려웠다”며 “짝퉁 가방을 납품한 뒤에도 공장 임대료 등을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300만원 정도 밖에 안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짝퉁 가방을 ‘꽃지’라고 부르며 가방을 만든다는 사실을 숨겼으며 단속을 피하기 위해 공영주차장 등에 열쇠를 꽂은 채 차를 세워 놓고 서로 알지 못하는 운송책이 다른 목적지까지 싣고 가게 했다.

이들은 또 운송 중 이따금씩 차를 세워 GPS가 붙어 있나 확인할 정도로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짝퉁조직을 의류산업협회 지식재산권보호센터에 제보, 단속되게 해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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