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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매 노모 10년 병수발 끝 살해한 그는 왜?...
학원을 운영해 온 이모(40)씨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지난 2001년이었다. 어머니 박모(67ㆍ여)씨가 집에서 쓰러진 뒤 뇌경색으로 심한 치매 질환을 앓게 된 때문이었다.

이씨와 함께 박씨를 보살펴 온 아버지는 2007년 간암으로 세상을 먼저 떠났고 이씨는 어머니 병수발을 드느라 학원도 신경을 쓰지 못하며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올해 들어서면 요양원과 병원 4곳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아온 박씨는 그러나 증상이 점점 악화돼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토하는 증세까지 보이면서 이씨는 점차 지쳐갔다.

그러던 지난 8월초 어머니의 고통스런 치료 과정을 지켜보던 이씨는 박씨가 세상을 떠나는 것이 본인과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차라리 낫겠다고 여기고 저질러서는 안될 일을 저질렀다. 평소 복용량보다 많은 수면제를 어머니에게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끈으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것이다.

이씨는 범행 직후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경찰에 자수했다. 그런 그에게 법원은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안승호 부장판사)는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패륜 범죄로서 죄질이 매우 무거운 점, 범행도구를 미리 구입한 뒤 어머니와 함께 휴가를 보내고 싶다며 요양원에 외박을 요청해 귀가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한 점 등에 비춰보면 엄중하게 처벌함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어려운 경제적 형편 속에서 어머니를 혼자 극진히 부양해 왔음에도 병세가 악화되고 스트레스도 가중되자 심신이 극도로 지친 나머지 판단을 그르친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동기에 연민할 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범행 직후 피고인도 수차례 자살을 시도했다가 반성하며 경찰에 자수한 점, 극진한 부양 사실을 알고 있는 누나와 동생은 물론 이웃 주민 등 주변 사람들까지도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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