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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따른 참사…中 대중교통 신뢰 ‘추락’
“부패·안전불감증” 비판 속출

中 당국 정치적 부담 고조

27일 중국의 경제도시 상하이(上海)에서 지하철 추돌로 271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40명의 사망자를 낸 7월 23일 원저우(溫州) 인근 고속철 참사가 발생한 지 겨우 두 달 만이다.

대중 교통수단에서 대형 인명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중국인들의 대중교통에 대한 신뢰는 거의 바닥 수준이다. 게다가 인명피해 사고가 단순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부패와 안전 불감증 등에 의한 사고라는 비판이 비등하면서 중국 당국의 정치적 부담을 키우고 있다.

내년 새로 교체되는 지도부에서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입성을 노리고 있는 위정성(兪正聲) 상하이 당서기의 정치 생명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원저우 고속철 판박이 참사=상하이 지하철 10호선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는 지난 7월의 원저우 고속철 참사의 판박이로 여겨진다. 이번 사고도 신호 고장으로 인해 수동으로 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신호시스템을 공급한 회사도 원저우 고속철의 공급사인 카스코(Casco)다. 이 회사는 프랑스 철도그룹 알스톰과 중국철도통신신호그룹(CRSC)의 합작사다.

고속철에서 대형 인명 사고를 예고하는 안전사고가 빈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상하이 지하철에서도 아찔한 사고가 몇 차례 발생했었다. 지난 7월 10호선의 열차가 신호 오작동으로 출퇴근 피크시간에 역주행 한 바 있으며, 2009년 12월에는 지하철 2대가 추돌한 바 있다.

상하이 시는 최근 몇 년간 급속히 지하철망을 확대하면서 일부 지하철 노선은 신호체계의 잦은 고장과 기관사의 운전 미숙 등으로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고속철이나 지하철 사고나 중국이 교통 인프라를 급속히 확장하는 과정에서 터진 안전 사고다. 무리한 공기 단축과 성장 지상주의가 낳은 사고라는 비난이 고조되는 이유다.

▶위정성 상하이 서기 정치 시험대=상하이 고속철 대형 인명피해로 상하이 정가는 패닉에 빠졌다. 상하이에서는 지난해 11월에도 대형 화재가 발생해 58명이 사망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상하이 인구 2300만명 가운데 4분의 1에 달하는 600만명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수단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심각성이 더하다. 시민들은 관료들의 안전 불감증과 건설사와의 부정부패 등으로 이미 분노의 화살을 겨누고 있는 분위기다.

위정성 서기는 지하철 사고 발생 직후 긴급 사고대책팀을 꾸렸다. 사고 원인도 즉시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그를 비롯해 한정(韓正) 상하이 시 시장, 선햐오밍 부시장 등 상하이 시 지도부는 각각 흩어져 병원과 사고 현장으로 즉시 달려갔다. 지난 화재 발생 때처럼 우왕좌왕 하지 않고 피해자들을 대형 병원에 분산 입원시키는 등 투명하고 신속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하필 정권교체 준비에 들어간 민감한 시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위 서기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의 강력한 후보다. 보시라이 충칭 시 서기와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최근 정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번 사고의 처리 평가는 위정성의 정치 생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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