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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방 시트콤 ‘동시에 하이킥’?
‘짧은 다리…’ 첫방 시청률 12%

하이킥 시즌 3도 순풍 예감

연말 종편사도 가세 활력 전망


전문배우·고정세트·작가 부족

시트콤 천국 미국에 비해 환경 열악

제반여건 갖추고 완성도 높여야




하이킥 시리즈 3탄인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지난 19일 첫방송 이후 11~12%대 시청률로 선방하면서 한국 방송가에 시트콤 제작 붐이 일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의 시트콤시장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비하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하지만 하이킥 시리즈의 잇단 성공으로 한국 방송가에도 시트콤 제작이 조금씩 확산될 조짐이다. 당장 올 12월 개국을 앞둔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일일시트콤을 개국작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하이킥이 그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시트콤의 원조’인 미국과 비교해봤다. 


▶미국의 시트콤시장 살펴보니…

시트콤의 원조로 불리는 미국에서는 최근 시트콤 인기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2011년 가을 시즌 미국의 공중파 4사(ABC, CBS, NBC, FOX)는 주당 총 17개의 시트콤을 편성했다. ABC가 3편, CBS는 6편, NBC 1편, FOX 7편 등이다. 이는 10년 전 시트콤의 전성기에 총 50편을 편성하던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지만 아직도 프라임 타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포맷이다.

미국 시트콤의 효시는 1951년에 탄생한 ‘I LOVE LUCY(아이 러브 루시)’가 꼽힌다. 이어 1970년대를 맞아 기념비적인 시트콤 ‘MASH(매시)’가 탄생했다. ‘MASH’는 다른 시트콤과 달리 유머러스하지 않은 전쟁과 죽음을 소재로 다룬 점이 특이했다. 전혀 우습지 않은 장면이 등장했지만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 것. 이는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코미디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1970년대 후반을 거쳐 1980년대 미국 시트콤은 전성기를 맞는다. 1주일에 45개의 시트콤이 전파를 탔다. 1987년에는 미국 4번째 공중파인 FOX TV가 출현해 기존의 방송 3사를 포함해 4대 메이저 방송사의 치열한 시청률 경쟁이 벌어졌다. 프라임 타임에 시트콤이 자리잡은 것도 바로 이 시기다. 한 방송사가 하루 저녁에 4개의 시트콤을 편성하기까지 했다. 1980년대 후반에는 케이블에서도 시트콤이 시작됐고, 2000년대 초반까지 시트콤의 인기는 지속됐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시트콤의 인기는 추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국 시트콤, 미국과 이렇게 다르네

시트콤 열기가 많이 사그라들었다고는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한국에 비해 시트콤 시장의 비중이 크다. 우선 편성시간을 보면 미국은 주1회(30분), 1년에 25주간 편성된다. 시즌제이며 6개월만 하고 6개월은 쉰다. 이에 비해 한국은 주5회(30분)로, 한번에 120개의 에피소드를 다룬다. 한번에 많은 분량을 소화하다 보니 한국의 시트콤은 완성도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뿐만 아니다. 배우나 작가, 세트 등 시트콤 전반에 걸친 여건도 매우 열악하다. 미국에는 시트콤 전문 배우와 고정세트가 있는 것은 물론 한 시즌에 제작사로 들어오는 시놉시스만 수백개에 달할 정도로 두터운 작가군이 포진해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시트콤 전문배우 없이 탤런트나 가수가 연기하며, 작가도 열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고정세트도 없다. 이 같은 차이는 미국이 대본의 콘셉트를 주인공에 의존하는데 비해 한국의 시트콤은 연출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버렸다.

▶하이킥, 한국 시트콤 부활 촉매제?

한국의 시트콤시장은 과거 ‘순풍산부인과’와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등이 인기를 끌었을 뿐, 최근 하이킥 시리즈가 그 명맥을 겨우 유지해오고 있다. 올 12월 개국을 앞둔 종편사들이 가세할 예정이어서 시트콤 제작이 활성화될지 주목된다.

종편 jTBC는 KBS에서 이적한 김석윤 PD가 개국작으로 시트콤을 연출하기로 했다. 김 PD는 KBS 2TV ‘달려라 울엄마’(2003)와 ‘올드 미스 다이어리’(2004), 극장판 ‘올드 미스 다이어리’(2007), 영화 ‘조선 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을 만든 베테랑 연출가로, 그의 시트콤은 6개월간 방송될 예정이다. 종편인 MBN도 제작사인 IHQ가 만든 시트콤을 개국작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소외돼왔던 시트콤이란 장르가 재차 주목받고는 있지만, 한국에서 시트콤이 정착하려면 그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제반여건이 갖춰져야 한다고 방송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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