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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NE1 첫 단독 콘서트, 해외 공략의 서막은?
2NE1의 첫 단독 콘서트는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끝’을 의미하는 육중한 무대였다.

지난 2009년 ‘Lollipop’과 ‘Fire’를 필두로 전혀 다른 걸그룹을 표방하고 나선 2NE1은 이번 무대로 2년여간의 여정에 한 매듭을 지었다.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2NE1의 첫 단독 콘서트는 연인원 1만2000명을 동원하는 성황 속에 열렸다.

데뷔 때부터 ‘우리만의 콘서트를 여는 것이 소원’이라고 밝혀왔던 그녀들은 음원 차트 연속 올킬이라는 수치적 달성을 넘어서 진정한 ‘꿈’을 이루는 자리를 결국 만들어냈다.

28일 오후 7시 시작된 마지막날 공연에서 이들은 트럼프의 ‘퀸’ 카드를 형상화한 대형 벌룬을 가르며 등장했다. 데뷔곡 ‘Fire’를 필두로 ‘Go Away’까지 20곡에 이르는 레퍼토리를 숨쉴 틈 없이 소화해냈다. 화려한 군무와 홀을 꽉 채우는 압도적인 음향이 K-팝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줬다. 대형 멀티비전으로 투사되는 영상은 영화적인 질감으로 여타 가수들의 콘서트와 다른 완성도를 보여줬다. 멤버들도 화려한 군무와 가창에 더해 무게감 있는 솔로 무대까지 더하며 4000여 팬들을 열광시켰다.




박봄과 CL의 솔로 무대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박봄의 무대는 친언니인 첼리스트 박고은씨가 도입부를 장식했다. 박씨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연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뒤 박봄의 솔로 발표 곡 ‘You & I’의 신서사이저 인트로 부분을 강한 첼로 연주로 재현했다. 메탈리카 등의 곡을 현악으로 재해석한 핀란드의 첼로 악단 아포칼립티카를 연상시키는 힘있는 도입이었다. 이어 웨딩드레스를 입은 박봄이 등장해 ‘You & I’를 열창하며 메인 보컬로서의 카리스마를 뽐냈다.

CL은 랩퍼와 싱어로서의 매력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영민한 무대를 펼쳤다. 캐나다 출신 뮤지션 드레이크의 몽환적인 곡 ‘Marvin’s Room’과 미국의 여성 랩퍼 겸 싱어 니키 미나즈의 ‘Shit it on them’을 연달아 부른 뒤 짤막한 랩을 선보이고 무대를 내려갔다. 공연 뒤 만난 CL은 “나는 랩퍼니까 랩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평소 좋아하는 곡과 직접 쓴 랩을 했다”며 “가장 CL다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공민지는 수트와 타이 차림으로 나와 태양의 ‘나만 바라봐’를 춤과 노래로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화려한 무대와 조명, 영상과 멤버들의 가창력이 시종 팬들을 즐겁게 했지만 모든 곡에 MR을 사용한 것은 다소 아쉬웠다. 

흑인음악을 기저에 깔고 있지만 곡에 따라 록과 포크의 요소를 녹여내는 2NE1 음악의 특성상 최소한 일부는 풀밴드 라이브로 소화하는 게 콘서트의 매력을 배가시킬 수 있었다. 

공연 뒤 만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첫 콘서트니이니 만큼 선보이지 못한 면이 있었지만 2NE1의 매력을 드러낼 수 있는 풀밴드 라이브 공연을 늘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어지는 일본 공연은 더 큰 규모의 현지 관객 앞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콘서트로 당분간 한국 활동을 쉬는 2NE1은 다음달 19일과 20일, 1만2000석 규모의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을 시작으로 10월 2일까지 3개 도시 6회에 달하는 일본 투어를 시작한다. 지난달 일본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적어도 일본 걸그룹과 아이돌을 통틀어 2NE1 같은 이들은 없었다. 이들의 유니크함이 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시장을 노크하는 2NE1이 기존 걸그룹의 대안으로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임희윤 기자 @limisglue>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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