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균관 스캔들’에서 남장여자 김윤희로 주목을 받은 그녀는 올해 ‘시티헌터’에서 김나나를 성공리에 연기했고, 곧바로 KBS 2TV의 새 수목드라마 ‘영광의 재인’에서 재인 역에 캐스팅됐다.
9일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민영은 연이은 드라마 출연에 대해 “사실 쉬고 싶었다. 윤희, 나나에 이어 재인이까지 모두 캔디 역할이라 비슷한 캐릭터가 아닌가 고민도 했다”며 “하지만 대본이 좋아서 끌렸고, 작가님이 목소리 톤이나 상대 호흡까지 생각해 재인이에 대한 확실한 그림을 보여주셔서 또 다른 캔디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광의 재인’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운명을 타고난 순수 자뻑남 김영광과 절대 긍정녀 윤재인의 행복 여정기를 담은 드라마로, 제빵왕 김탁구의 강은경 작가와 이정섭 PD가 다시 한번 손잡아 주목받는 작품이다.
박민영은 “재인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명랑하게 살아가는 간호조무사”라며 “윤희, 나나, 재인이는 모두 캔디지만 사극, 액션, 정극 등으로 장르도 다르고 각각의 캐릭터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박민영에게 연기는 우연도, 의도된 것도 아니었다. “연기자를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에 대학에 원서를 냈는데, 덜컥 합격을 한 것. 대학교 2학년 때 싸이더스에 들어가서 방송연기를 처음 배웠고, 운좋게 2006년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연기를 시작했지만 이후 침체기를 맞는다.
“사실 하이킥을 연기할 때만 해도 연기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 그냥 노는 분위기로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게 끝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2009년 ‘자명고’ 때부터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연기가 이런 건가’ 싶었다. 하지만 막상 연기가 하고 싶어졌는데,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지난해 ‘성균관 스캔들’을 만나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그녀는 회고했다.
요즘엔 바쁜 일정때문에 영화 ‘고양이:죽음을 보는 두개의 눈’을 끝낸 뒤 3일을 쉰 게 가장 길게 쉬었다는 박민영. 석달 간 푹 쉬고 싶은 생각이지만,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 괴로왔던 시절을 겪고 나니 인생의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이제 연기의 맛을 알게 된 그녀는 완전히 풀어지는 코믹도 해보고 싶고, 날씨가 시원해지면 신파 같은 멜로 등 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다고 한다. 박민영이 매료된 연기는 공효진의 사랑스런 캐릭터와 하지원의 길라임과 액션 연기, 이미숙의 내공과 장악력, 그리고 영화 블랙스완 속 나탈리 포트만의 완벽 연기다.
박민영은 “나탈리 포트만이 발레를 하면서 만들어진 잔근육을 보면서 저 정도 노력을 해야 몰입이 생기는구나 싶었다”며 “앞으로 ‘그 캐릭터에는 박민영이 딱이었다’는 말을 듣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연기에는 자신이 없다는 박민영은 윤희와 나나의 연기점수에 대해서는 “노력점수로 40~50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또 하이킥 시즌3와 관련, “까메오로 출연하고 싶다. 커피 점원이라도 하겠다”며 강한 애정을 나타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