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원대 재산을 갖고 미국에 살고 있는 40대 남성의 공개 프로포즈가 불발로 끝난 사연이 공개됐다.

13일 결혼정보회사 선우에 따르면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건축업을 하며 재산을 모은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사업가인 김모씨는 최근 선우에 만남을 의뢰했다. 결혼 경험이 없는 그는 다른 조건은 따지지 않는다며 ‘한국적인 정서를 가진 참한 여성’을 만나고 싶다고 요구했다.

통상 재산이 200억원 이상이면 만남을 신청하는 이성이 3일 안에 평균 300명을 넘어선다는 게 선우 측 설명. 실제 지난 2007년 1000억원대 갑부가 이 회사를 통해 데릴사위를 공개모집했을 당시 언론의 관심을 받으며 문의 전화만 하루 수백통에 달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러나 김씨는 본인의 재산 규모를 밝히지 않았고 여성들로부터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선우에 따르면 2주간 김씨와 만나보겠다고 나선 여성은 불과 15명으로 평균치인 30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정작 김씨는 선우 측에는 본인의 재산 규모를 알렸지만 공개 프로포즈에서는 비밀로 했다. 회사 측은 김씨에게 재산을 공개할 것을 권했지만 김씨는 ‘내 재력과 관계없이 순수하게 날 좋아해줄 사람을 만나고 싶다’며 거절했고 그는 결국 15명 중 누구와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우는 홈페이지에 띄워놓았던 그의 사진과 기본 프로필을 최근 삭제했다. 회사 관계자는 “재산 규모만 밝혔어도 수없이 많은 여성이 만남을 신청했을 것”이라며 “500억 자산가의 프로포즈가 허무하게 끝났다”고 말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