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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계 자금, 19개월만에 순매도…증시 최대 큰 손 떠나나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미국계 자금이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2009년 11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장기투자 성격이 강한 미국계 자금은 한국증시 펀더멘털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선호를 말해줬다는 점에서 등을 돌리기 시작은 것은 아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반기 전체로는 중국의 누적 순매수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하면서 채권시장에 이어 주식시장에서도 황색 돌풍을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9000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리스 채무조정 불확실성과 선진국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5월 이후 두 달간 순매도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 잔고도 392조9000억원으로 2개월만에 4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5041억원 순매도로 지난 2009년 11월 538억원 순매도 이후 19개월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1000억원 이상 순매도 한 것은 6310억원을 판 200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계 자금은 국내 주식시장의 가장 큰 손이다. 국내 증시에서 미국계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시가총액의 12%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약 155조원이다.특히 미국계 투자자들은 펀드보다는 연기금이나 보험, 롱텀 뮤추얼 펀드 등 비교적 장기적 성향을 띠기 때문에 투자의 방향성이 잘 바뀌지 않는다. 유럽 재정 위기로 유럽계 자금이 대거 매도에 나설 때도 국내 증시를 지켰던 게 미국계 자금이다. 시장에서 미국계 자금의 매매 동향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실제 지난 2005년 이후 3개월 이상 장기 하락장이 됐던 경우는 두 차례였으며, 이 때 모두 미국계 자금이 이탈했다.

금감원은 외국인들이 대외변수에 영향을 받아 순매도를 보였지만 본격적인 자금이탈로 보기는 어렵다고 해석했다. 유럽 재정 위기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미국 경기 지표도 호조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지난달 29일 이후 9895억원 가량을 순매수중인 것도 긍정적이다.

상반기 전체로는 유럽자금의 이탈 속에서 중국 자금의 유입이 꾸준히 이어진 것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 중국은 6월에도 2538억원을 사들이며 올 누적 순매수 9351억원에 달했다. 미국(6조3771억원), 싱가포르(1조1589억원)에 이어 3위다. 6월말 중국계 자금의 한국 주식보유 금액은 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8%나 급증했다.

반면 유럽은 룩셈부르크(1701억원 순매수)를 제외하면 독일(-7771억원), 스위스(-2049억원), 프랑스(1조8042억원) 등이 모두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영국(-49159억원)의 순매도가 가장 컸다.

한편 지난 해 6084억원을 파는 데 그쳤던 조세피난처 케이만아일랜드는 6월 무려 4883억원을 순매도하며 올 누적순매도 규모가 1조원을 돌파(1조1747억원)해 헤지펀드 자금의 차익실현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안상미 기자 @hugahn>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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