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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뼈는 거짓말 모른다” 학살자 떨게 하는 DNA 식별기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DNA 분석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대량학살자들에 ‘불면의 밤’을 선물하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신문은 1976년 아르헨티나 혁명노동자당에서 활동하다 군사정권에 의해 고문을 당해 사망한 뒤 은밀히 매장된 프랑스 청년(당시 22세)의 유해가 최근 발굴된 데 이어 DNA 테스트를 거쳐 신원이 확인됐다고 소개했다. 타임스는 이것이 아르헨티나의 ‘더러운 전쟁’에 대한 “깨끗하고 과학적이면서 도덕적인 승리”라고 지칭했다.

또 최근 체포돼 전범재판을 받고 있는 보스니아 전쟁의 ‘학살자’ 라트코 믈라디치의 손에 희생된 이들 중 3분의2 가량의 신원이 DNA 테스트를 통해 확인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스니아 전쟁 때 학살자들은 들키지 않기 위해 일부 희생자의 유해를 여러차례 옮기는 수법을 쓰는 통에 한 사람의 유해가 다섯 군데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결국 과학의 진보 앞에 ‘헛심’을 쓴 격이 되고 말았다.

“뼈들은 종종 최고이자 최후의 목격자 역할을 한다…그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절대로 잊지 않는다.” 과학수사기법을 이용, 1986년부터 아르헨티나에서 암매장 피해자들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는 미국인 인류학자 클라이드 스노우 씨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DNA 검사를 통해 집단 암매장된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은 이라크, 과테말라, 르완다, 멕시코, 쿠웨이트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DNA 검사 기법은 유고 내전희생자들과 9.11 테러 희생자들에게 시도되면서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를받는다. 타임스는 이 같은 DNA검사 기술의 발달이 인류사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독재자들은 ‘잘 묻어두면 들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없게 됐고 일반인들은 자신이 독재정권이 꾸민 ‘영구미제’ 사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공포를 과거에 비해 덜 갖게 됐다는 것이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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