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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트로스-칸 vs 맨해튼 검찰, 자존심 건 한판승
호텔 여종업원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대한 재판이 일반적인 성폭행 사건처럼 유죄인정 합의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성폭행 관련 사건은 보통 조사에만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걸린다. 목격자나 범행증거가 애매한 경우가 많고 고소인과 피고인 간의 진술로 엇갈리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합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마련이고 그 결과에 따라 법원은 유죄를 인정한 피고인의 처벌을 감경해주거나 아니면 재판을 계속할지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사건 피고인인 스트로스-칸은 국제기구의 수장인데다 프랑스 대권후보일 정도로 세계 정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물이다. 여종업원을 강제로 성폭행하려 했다고 인정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그러나 사건 담당인 맨해튼 지방검찰청도 미국 내에서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사건들을 배당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피고인이나 검찰 측의 사건에 대한 입장은 강경하다. 스트로스-칸 측은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한 법률팀을 고용,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달 사임한 스트로스 칸이 이전에 문제가 될만한 행동을 한 적은 없는지를 면밀히 조사하는 등 이례적으로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트로스-칸이 일부 혐의를 인정하고 검찰은 처벌을 줄여주는 것으로 조용히 합의하는 형태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검사는 “이 사건은 공판까지 갈 것”이라면서 “검찰은 교도소에 가지 않는 조건으로 유죄를 인정하라는 제안을 하지 않을 것이며 피고인 측도 여성을 강간하려 했다고 인정할만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트로스-칸은 6일 맨해튼 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일관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보석 결정 후 2주일 여 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자신에게 적용된 성폭행 기도 등 7가지 혐의가 낭독된 후 유죄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무죄(Not guilty)”라고 답했다.

스트로스-칸의 변호인은 이날 검찰 측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모든 형태의 증거와 증인, 유전자 검사결과를 포함한 관련 자료 일체를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9페이지 분량의 요청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스트로스-칸의 변호인 중 한 명인 벤저민 브라프만은 이날 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증거들을 검토하면 이번 사건에서 강압적인 요인이 없었다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법원 앞에서는 뉴욕 호텔ㆍ모텔 거래위원회 소속 노조원 등 여종업원 100여명이 호텔 제복을 입은 채로 시위를 벌였으며 스트로스-칸이 법정에 도착하자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근무하는 호셀린 아그레스타(43)는 “우리는 공격받았던 동료를 지지한다. 우리는 하인(Servant)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이며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트로스-칸에 대한 다음 심리는 7월18일 열릴 예정이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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