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전 세계 지지 끌어낸 반 총장의 감동적 재선출사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6일 연임 도전의사를 공식 표명한 가운데 사실상 그의 연임안이 박수 속에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반 총장이 연임 도전 발표문을 통해 “내일의 도전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오늘 일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진 데 대해 각 국의 지지의사 표현이 이어지고 있다.

▶“내일 도전에 대한 해법은 오늘 일 시작”=반 총장이 6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임도전 발표문을 낭독하는 기자회견장에서도 기자들은 질문을 시작하기 전에 사실상 연임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축하한다는 인사를 건네 마치 연임 확정 이후 기자회견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반 총장은 기자들의 축하 인사에 자신은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신조로 삼고 살았다”며 “마지막까지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방심을 경계했다. 반 총장은 이날 발표문에서 “영광된 마음으로 다시 한번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내일의 도전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오늘 일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연임에 강한 의욕을 보였고 미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변화 속의 통합(unity amid change)”을 제시했다. 그는 “모든 국가와 유엔의 가족들이 함께 일해야만 유엔의 고귀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앞으로 유엔 회원국 등과 미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함께 나눌 수있기를 기대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지난 4년6개월의 임기동안 유엔이 기후변화를 전 세계의 주요 의제로 만들고 아랍 민주화 혁명을 지지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언급하면서 새천년개발계획(MDGㆍMillenium Development Goal)과 환경의제인 ‘50-50-50’ 도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엔 조직에 대한 계속적인 개혁도 약속했다.

▶미ㆍ불ㆍ중 등 주요국 “환영”=반 총장이 연임 도전 계획을 공식발표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아시아 주요국 등의 지지의사 표명이 이어지고 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반 총장이 오늘 연임 도전 계획을 공식 발표한 데 대해 환영한다”면서 “미국 정부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반 총장이 유엔이 직면한 폭넓은 이슈들에 대해 용감무쌍하게 일해 왔다고 믿는다”면서 “그의 (연임 도전) 발표를 환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알랭 쥐페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매우 환영할 만한 뉴스”라면서 “반 총장은 다음 임기를 수행하면서도 유엔 시스템의 효율성 강화 등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이전과 동등한 자질을 보여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리바오동(李保東) 유엔 주재 중국 대사도 반 총장의 재선 도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날 오전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아시아그룹 조찬회의에서도 53개 회원국 가운데 30개국이 앞다퉈 발언할 정도로 회원국들의 지지의사 표시가 이어졌다. 아시아 그룹은 한 목소리로 반 총장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뜻을 안보리 의장과 총회 의장, 여타 지역그룹 의장 앞으로 전달하기로 합의했다.

▶회오리 국제정세 기회로 삼아=당초 반 총장은 올해 1월, 늦어도 3월에는 연임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코트디부아르의 대선 불복 사태를 시작으로 올해 초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주화 바람,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인해 반 총장의 계획은 차질이 빚어졌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반 총장에게는 ‘기회’로 작용했다. 그가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연일 기자회견과 성명, 주요 지도자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이 지역 지도자들은 국민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평화적 시위대에 대한 무력 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며 국제 여론을 주도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기 때문이다.

그에게 비판적이었던 휴먼라이츠와 같은 인권 그룹도 “반 총장이 대담하게 행동하고 있다”며 찬사를 보낼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유엔에 가장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고 사무총장 선출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 내 여론도 크게 호전됐다. 국제 정세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분주하게 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반 총장은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 의견교환을 하는 일이 많아졌고, 이는 연임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의 자연스런 기회로 연결되기도 했다.

사무총장 추천권한을 갖고 있는 안보리는 빠르면 이번주 중 반 총장을 단일 후보로 유엔 총회에 추천하기 위한 결의안 채택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의 분위기상 안보리의 결의안 채택은 시간 문제다. 안보리의 추천이 있으면 이달 중 유엔 총회가 개최되고 반 총장 연임안은 박수 속에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