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톱스타지만 알고보면 찌질한 독고진은 심장박동기의 고장으로 본의 아니게 구애정과 멀어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구애정은 윤필주(윤계상)의 필라인과 연결됐다.
이 상황에서 독고진이 ‘띵똥’과 어울리는 건 단순히 노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띵똥은 구애정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다. 독고진과 띵똥과 너무 잘 놀았다. 독고진은 아이언맨, 띵똥은 스파이더맨이라고 하면서 슈퍼 히어로 놀이를 했다.
띵똥이 “아저씨는 왜 고모한테 매일 혼나요”라고 말하면서 ‘오늘의 잘못한 일’을 자신의 일기장에 기록하라고 하자 독고진은 “나한테 지금 반성문을 쓰라는 거야, 오 띵동은 천재인데”라고 말한다. 차승원은 어린 띵똥과 노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슈퍼 히어로 자리에 캐스팅된 독고진은 인공심장이 고장나 위험한 수술을 앞두고 있다가 영화제 시상식에서 구애정을 괴롭히는 장실장(정만식)을 때려눕힌 후 애정을 안고는 “오늘은 멋진 짓을 심하게 해 몸이 피곤하다. 내가 지키지 않아도 잘 돌아가는 지구 대신에 반드시 지켜야 할 여자는 여기 있다. 충전”이라고 말한다.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고 찌질한 독고진이 정말로 멋있는 순간이었다. 독고진은 유치하고 찌질할지언정 절대 밉상은 아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