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고농축 우라늄(HEU) 핵폭탄을 이용해 제3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5일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조너선 폴락 선임연구원은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제10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발표한 북핵 관련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공산주의 국가라기보다는 전통적인 왕조에 가깝다”며 “김정일 정권은 중국과 미국의 핵포기 및 자본주의 개혁 압박을 무시하면서 자신의 왕조를 보호하기 위해 난공불락의 요새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폴락 연구원은 “지난 1991년 소련 연방 붕괴 이후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북한은 중국이 자신들을 버릴 것을 우려하기 시작했다”며 “이에 따라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북한을 ‘주의를 끌고 싶어하는 아이’에 비유한 것에 대해 “적절한 비유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폴락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1970년대 미ㆍ중 관계 개선이 시작될 무렵 의식적으로 핵개발 개시를 결정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북한이 노련하고 주도면밀한 계획에 따라 핵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 폴락 연구원은 “현실적으로 북한은 핵을 포기할 의도가 전혀 없다”며 “따라서 최선의 방도는 제재를 계속하면서 핵개발을 늦추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