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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섬유업체들 인도네시아서 ‘제2 전성기’ 준비 한창
【자카르타= 정태일 기자】지난 5월 25일 오후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섬유산업기지 ‘KBN(까비엔)공단’. 이곳에 한세실업의 인도네시아 법인 중 하나인 우타마법인의 공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날 할당된 목표치는 2024장. 소형 전광판에 오늘의 할당량이 붉은 숫자로 적혀 있고, 맨 끝의 붉은 숫자가 쉴 새 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1475장, 1476장, 1477장…. 티셔츠 한 장이 완성될 때마다 현재 결과치가 하나하나 더해졌다.

한 라인에서 옷 한 벌이 완성됐고, 각 라인별로 구성되는 공정 수만 해도 20~35개에 달했다. 원사 검사, 커팅, 품질평가, 묶음작업 등 일련의 과정들이 분주하게 진행됐다. 퇴근 시간인 5시가 다가오자 현재 목표치에서 단 몇 장 부족한 2000여장이 전광판에 기록됐다.

또 24일 자카르타에서 차로 두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뿌르와까르타.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 도로는 좁고 주변은 한적하지만 이곳에 세아상역의 야심이 담긴 공장이 한창 공사 중이다. 이는 바로 원단생산시설(Fabric Mill)을 설립하는 공사다.

염색 공정에 필수인 공업용수는 부지 윗편의 자띠루후르호수에서 끌어다 쓸 수 있도록 배관시설을 마친 상태다. 또한 염색 후 배출되는 폐수를 자체 처리할 수 있도록 정화시설도 절반 이상 진행되고 있다.

한세실업, 세아상역을 비롯해 신원, 한솔 등 우리나라 대표적인 섬유회사들이 인도네시아를 섬유산업의 ‘최적기지’로 꼽으며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0년 말 누적기준 한국의 인도네시아 섬유산업 총 투자액은 5억9000만달러로 이 중 섬유가 2억9000만달러, 봉제가 3억달러를 기록했다.

섬유업체들이 꼽는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값싼 노동력. 월급여가 100달러 안팎이다. 중국은 물론 베트남까지 섬유인력이 IT 등의 첨단산업으로 빠져 나가면서 인도네시아가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인도네시아는 곧 한국 섬유산업의 ‘제2 전성기’를 이끌 기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세아상역은 인도네시아에 총 2억달러를 투자해 자사 최초로 원단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총 4개동의 생산시설을 가동하는 윈텍스타일의 이석순 본부장은 “그동안 아인스 등의 대규모 봉제공장을 운영해 온 세아상역은 원단 대부분을 중국에서 들여왔지만, 이제는 인도네시아에 원단 공장을 세워 자체 조달한다는 전략”이라며 “인도네시아에서 편직→염색→자수ㆍ나염→봉제 가 가능한 버티컬 생산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1차 가동이 예정돼 있고 2015년 최종 완공 및 가동에 들어가면 한 달에 600만㎏, 연간 1억달러어치 이상의 원단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 2개의 법인과 8개의 공장을 운영 중인 한세실업 역시 또 하나의 법인을 추가로 설립하기 위해 부지를 물색 중이다. 이 회사가 주력하는 분야는 드레스셔츠 등의 우븐(Woven)류 제품이다. 

한세실업의 우타마법인 니트 라인 제조공정.

유남실 우타마 법인장은 “우븐은 한세실업의 기반이 되는 분야로 잠재력이 높은 만큼 향후 아웃도어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현재 베트남에 5개, 인니에 1개 우븐 공장이 있는데 우븐 공장을 증설해서 우븐 1위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일찌감치 1991년 인도네시아로 진출한 신원도 그동안 다져온 스웨터 영업망을 바탕으로 니트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1000만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현지 니트 공장을 인수, 오는 7월부터 본격적으로 니트 생산에 돌입키로 했다.

양태정 신원 에벤에세르 법인장은 “비록 타사에 비해 니트류는 후발이지만 그동안 확보한 스웨터바이어들을 통해 니트 또한 즉시 수출할 수 있어 내년 인도네시아에서 1억5000만달러 수출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killpass@heraldcorp.com
이석순 세아상역 윈텍스타일 법인장이 인도네시아 뿌르와까르따에 위치한 원단생산시설 공장을 가리키며 현재 진행 중인 공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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