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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외선 차단만으로는 부족...적외선도 피부 노화시킨다.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뿐 아니라, 강한 열(heat)작용을 특징으로 하는 적외선도 피부를 손상 시켜 피부노화를 유발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 동안 자외선에 의한 피부손상은 활발히 논의되어 왔지만, 적외선의 피부손상이 논의된 것은 드문 일이다.

피부노화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독일 뒤셀도르프 하인리히-하이네의과대학 장 크루트먼(Jean Krutmann) 교수는 적외선 중 근적외선(Infrared A, 파장범위: 760~1,440nm)의 65%는 피부의 피하조직까지 깊숙이 침투해 ‘활성산소’ 형성과 관계 있는 미토콘드리아의 전자 전달체계에 관여해 콜라겐 균형을 변화 시키는 등 피부를 손상 시킨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24일~29일까지 서울 코엑스 전관에서 세계 100여 개국 1만2000 여명이 참여하는 초대형 학술대회인 제22차 세계피부과학술대회(대회장 서울대의대 은희철 교수, 사무총장 연세대의대 김수찬 교수)에서 집중 논의된다. 세계피부과학술

이번 대회는 국내 근대의료 124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제학술대회로 총 320개의 학술세션에서 강연자만 1200여명이 참여한다.

현재 적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물리적, 화학적 방법은 없는 상태다. 자외선 차단제 역시 적외선의 근본적인 피부 손상 원리가 자외선과 달라 충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태양광선에 의한 적외선뿐만 아니라 인공 적외선에도 이 같은 피부 손상 원리가 동일 하게 적용돼 인공 적외선에 불필요하게 노출되는 것을 삼가 해야 한다.

장 크루트먼 교수는 그 동안 무시되어 왔던 ‘적외선 차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안으로 특별히 미토콘드리아를 타깃으로 해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N-아세틸 시스 테인, 미토큐, 아스코르브산,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항산화제의 국소 도포가 효과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적외선의 열노화와 관련된 국내의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도 발표된다. 태양광선이나 물체 가 내는 복사열의 대부분은 적외선으로 이루어져 있고, 적외선은 가시광선이나 자외선에 비해 강한 열(heat)작용을 일으켜 열선(熱線)이라고도 부른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제22차 세계피부과학술대회 학술위원장)는 열에 의한 피부 온도의 상승이 피부노화에 중요한 원인일 뿐만 아니라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를 촉진 시키는 작용을 한다는 ‘열 피부노화(thermal skin aging)’에 대한 연구결과를 종합 발표한다.

정상적인 피부의 온도는 체온보다 낮은 31˚C다. 하지만 직사광선을 받으면 15분 이내에 40˚C 이상으로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피부의 주요 구성 물질인 콜라겐을 분해하는 효소인 ‘기질단백질분해효소(MMP)’가 많이 발생해 피부 손상과 노화가 촉진된다.

정 교수는 세포배양을 이용해 피부(섬유아)세포에 42도의 열을 가한 후 상태를 관찰한 결과, 피부의 주요 구성 성분인 콜라겐의 합성 감소 및 엘라스틴 분해효소의 발현 증가를 확인, 열에 의해 피부가 손상되는 신호전달 경로를 이미 규명한 바 있다. 또 사람의 엉덩이 피부에 전기열선을 이용해 42도의 열을 30분 정도 가하고 1~3일 후 조직검사를 통해 탄력섬유의 주 구성분인 탄력질과 피부릴린이라는 단백질의 발현을 조사한 결과 탄력질과 피부릴린의 합성 감소 및 탄력섬유의 분해효소 증가를 관찰함으로써 열에 의해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발생했다.

열 피부 노화는 태양광선의 적외선으로 인한 원인 외에도 요리, 난방 등으로 인해 오랜 기간 반복해서 열에 노출될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열 피부노화는 자외선 노화의 20% 수준이지만 그 동안 자외선에 비해 논의 자체가 적었고, 그 위험성도 오랫동안 간과되어 왔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열 피부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직사광선을 쬐는 것을 피해야 한다. 요리를 할 때도 오랜 시간 불 앞에 있는 것을 삼가고 수시로 환기를 시켜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하는 등 피부의 온도를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1889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122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4년 마다 피부와 관련된 최신 지견과 정보들을 총망라하는 장으로 막대한 규모와 경제적 파급효과 때문에 ‘피부과 올림픽’으로 불린다. 지금까지 개최국이 13개국에 불과하며 이번 한국 개최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 두 번째로 1982년 일본 동경대회 이후 28년 만이다.

<심형준 기자 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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