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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들고, 사진찍고, 볼 건드리고...명승부 가로막는 갤러리문화 바뀌어야
골프라는 스포츠는 다른 종목과 달리 관람객의 수고를 필요로한다. 교통도 좋지않은 시 외곽까지 가아하고, 좋아하는 선수의 플레이를 보려면 땀 흘리며 걸어야한다. 주차장이 확보되어 있고, 코스가 평지에 조성된 미국 일본과 달리, 국내 코스는 대부분 업다운이 심하고 이동로도 협소해 갤러리가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골프대회를 찾는 팬들은 애정이 남다른 ‘마니아’인 셈이다.

하지만 골프장에서 지켜야할 에티켓을 외면한다면, 선수들에게는 고마운 아군이 아니라 불편한 적군이 될 수 있다.

가장 조심해야할 것은 소음이다. 샷 하나하나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프로선수들에게 갤러리의 작은 소음은 샷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 전화벨이 울리거나, 통화를 하는 갤러리는 눈총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전화를 꺼놓거나 매너모드로 해놓고, 통화는 자제해야한다. 어린이를 데리고 모처럼 필드를 찾은 가족갤러리의 경우에는 골프라는 종목을 잘 모르는 어린이에게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부모의 통제를 따르기 힘든 어린 아이라면 골프장에 동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선수가 샷을 하려는데 다음 샷 위치로 빨리 가기위해 이동하는 것도 자제해야한다. 프로보다 긴장이 훨씬 떨어지는 주말골퍼만 해도 앞뒤로 누가 이동하거나, 돌발적인 소음으로 인해 샷을 망쳤던 경험을 떠올리면 된다. 일본의 경우처럼 티샷을 한 이후에는 페어웨이를 가르지도록 허용하는 등의 배려도 필요해 보인다.

또 최근 들어 스마트기기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인해 휴대폰, 태블릿PC등으로 동영상 및 사진 촬영을 하는 경우도 늘어났는데 이 역시 경기 도중에는 자제해야한다. 연습그린이나, 홀아웃 후 이동할 때는 가능하지만 샷 전후에 셔터를 눌러대는 것은 금기사항이다. 매경오픈 도중 김대현이 파3홀에서 샷을 하는 순간 사진을 찍은 갤러리로 인해 그린을 놓쳤다. 4라운드에서는 이승호가 17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을 할 때 방해를 받았다.

선수들이 친 볼을 건드리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다. 최근에는 많이 사라졌지만, 도로를 타고 굴러가는 볼을 건드리거나, OB나 해저드구역에 떨어졌다고 집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선수가 서비스로 던져주기 전까지 볼은 인플레이라고 여겨야한다.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투입되기도 하는 진행요원 및 통제요원들도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한 여자대회에서는 갤러리 통제를 하던 요원이 선수의 볼을 꾹 밟아 이를 원상복구하기도 했으며, 올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는 스코어를 들고 있던 진행요원의 휴대폰이 울렸다. 지난해 대우증권 클래식에서는 서희경이 샷을 하려는 순간 진행요원이 시야에 나타나는 바람에 미스샷을 해 우승을 놓치기도 했다.

이런 샷 미스 하나는 우승자를 바뀔 수도 있고, 수 천만원의 상금을 오락가라하게 만든다. 이때문에 골프대회에 있어 갤러리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한 것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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