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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올해의 작가 황인기展
안견의 ‘몽유도원도’ 등 옛 산수화들을 디지털 화면으로 재현한 작품을 선보여온 황인기가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전시를 마련했다. 황 작가는 서울대 공대 응용물리학과에 입학했으나 중퇴한 뒤 미대로 재입학해 미술의 길로 접어든 아티스트. 그는 옛 서화들을 ‘픽셀’(pixel)로 바꿔 독특한 입체감을 주는 회화로 탄생시키고 있다. 작은 리벳(rivet)이나 실리콘에서부터 큼지막한 레고 블록까지 다양한 재료를 픽셀로 삼아 제작한 겸재의 ‘인왕제색도’ 등 나왔다. 2층에서는 최신작이 출품됐다. 인상파 명작을 재해석한 ‘플라-세잔’ 시리즈와 아프리카 어린이의 기아문제, 이라크 전쟁, 어린이 성범죄 등 사회적 이슈를 다룬 현장 기록사진을 해체한 ‘플라-차일드’ 시리즈 등이 그 것.

작가는 “중국 작가들은 서양회화 전통에서 자기네들이 써먹을 만한 요소들을 다양하게 빼서 쓰는데 반해 한국 작가들은 서양회화를 주인처럼 섬기거나 홈쇼핑 채널에서 신상품 팔 듯 소개하는 데 머물고 있어 안타깝다”며 “세잔, 반 고흐 같은 서양회화 거장들의 작품에 대한 비틀기, 응용 같은 게 요즘 나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작가는 서양명화를 비틀어 ‘내일이면 어제가 될 오늘’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작품은 타이틀에서도 드러났듯 지금 모두들 한 입으로 칭송하는 것들이 내일엔 덧없는 것이 될 수 있음을 은유하고 있다. 페라리 등 해외 명품브랜드를 응용한 작품들로, 석회 반죽에 메주, 우유, 바나나 등 쉽게 부패하는 재료들로 표현해 아이러니하다. 명품이라는 것의 진정한 가치를 질문하는 작품이다. 이들 작품에 대해 작가는 ‘프로세스 아트’라 명명했다. 대표작과 신작, 미공개 드로잉 등 총80점 출품. 29일까지. 02)760-4850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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