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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시카우였다 해도 미래 주력사업이 안될거면 과감히 버린다...재계 신성장 향한 New ‘선택과 집중’ 바람
80~90년대 ‘경영의 모델’로 불렸던 잭 웰치 전 GE 회장에겐 원칙이 있었다. 시장에서 1, 2위가 아니면 과감히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경영 철학이다. 이는 유효했고, GE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지금은 “잭 웰치 경영은 갔다. 애플이나 구글 경영 시대다”라는 평가도 있지만 1등 사업을 향한 그의 경영코드는 경영의 교과서로 후대에 미치고 있다. 한때 국내에서도 ‘잭 웰치식 경영’ 도입 바람이 불기도 했다.






최근 재계 전반에 다시 ‘버릴 것은 버린다’는 ‘선택과 집중’ 경영 열풍이 불고 있다. 한때 가장 확실한 캐시카우였더라도 지금 혹은 미래에 더 이상 주력사업으로 키울 수 없거나 필요없다고 판단되면 과감히 팔아치우고 있다.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진출했던 신규사업이라도 ‘될성 부른 나무’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떡잎부터 잘라 아예 다른 나무가 더 클 수 있는 토양을 만들려는 시도가 일반화되고 있다. 비주력사업에 매달려 힘을 소진하기에는 글로벌경영 환경이 너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해선 핵심사업에 올인해도 될까말까한 긴박한 글로벌 경영환경이 그 배경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HDD(Hard Disk Drive) 사업부를 미국 시게이트에 1조5000억원에 판 것은 이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DD 분야는 미국 시게이트와 WD(웨스턴디지털)이 글로벌 1,2위를 다투고 있다”며 “순위 경쟁에 의미가 없는 이상 사업부를 넘기고 지분을 확보하며 윈-윈을 다지는 게 멀리보면 큰 이득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SK케미칼은 최근 SK유로켐(폴란드 법인), SK끄리스(인도네시아 법인)를 모두 680억원에 매각했다. 각각 PET 수지와 폴리에스터 섬유 생산업체로, 중장기 사업방향과 전략적 부합도가 낮은 비주력사업들이다. 이를 정리해 친환경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포트폴리오를 추구한다는 전략이 작용했다.

시장에선 아직 수익성이 있는 사업인데 너무 섣부른 결정이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내부에선 옳은 결정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대신 지난 2월 백신 생산공장 신설 투자 발표와 세포배양방식 백신 생산설비에 대한 대대적 투자 등 중장기적 백신 개발과 친환경 화학사업에 매달리고 있다.

두산은 비핵심사업 매각에 가장 적극적이다. ‘과거의 영광’이 담겨 있는 소비재와 음식 부문을 과감히 팔고 중공업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은 현재도 버거킹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SRS코리아 매각을 추진하는 등 사업부 조정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지난 달 28일 지게차 사업부문을 2450억원에 DIP 홀딩스에 매각했다. 국내시장 점유율이 50%가 넘지만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해 과감히 정리하고 메인사업인 건설장비와 공작기계 사업에 주력키로 했다.

LS그룹 계열사인 LS엠트론도 최근 공조사업 부문을 LG전자에 1500억원에 매각했다. 2차전지 부품의 핵심 소재인 전지박 등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연관성이 적은 사업부문을 도려낸 것이다. LS엠트론은 매각 자금을 이용해 트랙터와 자동차 부품 사업에 투자키로 했다.

현대위아는 자동차 부품 쪽에서 나름대로 탄탄하지만 향후 시너지 효과가 적어 보이는 계열사 아이아를 과감히 처분했다.

유통ㆍ패션업계도 비주력사업 솎아내기가 한창이다. 이랜드그룹은 승산이 적은 SSM시장보다 패션과 아울렛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 킴스클럽마트 매각을 추진 중이다. CJ그룹은 일찌감치 화장품 사업부문과 생활부문을 도려내면서 미래를 대비해 왔다.

<산업부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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