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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마 빈 라덴 제거 후폭풍…美-파 갈등 격화…뿔난 파키스탄“美 주권침해 더 못참아”
파키스탄 첫 공식입장 발표

“유사한 일 또 생기면

군사·정보 협력 재고

군사요원 최소로 줄여라”


FT “자국민 달래기용” 분석

美 “공식통보 받은적 없다”


지난 2일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을 둘러싸고 미국과 파키스탄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파키스탄 군부는 5일 카야니 파키스탄 육군 참모총장 주재로 육군 군단장 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의 주권을 침해하는 유사한 일이 또 벌어질 경우 미국과의 군사ㆍ정보 협력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응은 미 특수부대 네이비실이 파키스탄에 사전통고 없이 아보타바드에 있는 빈 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한 이후 처음 나온 공식반응이다. 파키스탄 군부는 또 미국 측에 파키스탄에 주둔하는 군사요원을 ‘최소한의 기본적 수준’까지 줄이라고 요구했다. 파키스탄에는 현재 275명의 미 군사요원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파키스탄군 훈련을 돕고 있다.

파키스탄군은 또 빈 라덴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을 시인하고 이 같은 실패의 원인과 미국과 정보 연락이 끊긴 정황 등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성명은 미군의 일방적인 작전에 대한 파키스탄의 분노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주권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국민들의 반발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빈 라덴 사살 작전 이전에도 파키스탄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파키스탄 내 은신처를 소탕하지 않았다는 미국 측의 주장으로 양측 관계는 이미 긴장 상태였다. 반면 파키스탄군은 이날 성명에서 파키스탄 정보국인 ISI는 그간 100여명의 알카에다 고위 간부들을 체포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파키스탄 군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미군의 군사작전은 파키스탄 군부의 무능을 노출한 것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의 한 관리는 “네이비실이 스텔스 헬리콥터를 타고 오는 동안 파키스탄 북부 지역을 관찰하는 레이더 시스템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파키스탄 공군은 미군의 헬리콥터를 발견한 뒤에도 F-16 전투기 2대를 이륙시키지 못하고 허둥댔는데 이는 앞으로 미국과의 협력이 끝장날까봐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이날 파키스탄 군부 성명과 관련, “파키스탄에 있는 미군 훈련 요원들은 파키스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주둔하는 것”이라며 “아직 카야니 총장으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은 바 없어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서방 정보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빈 라덴이 파키스탄에 숨어지낼 수 있었던 것은 파키스탄 군부나 정보당국 전ㆍ현직 인물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 엘리트 군사학교가 위치한 아보타바드에 은신하고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전했다. 유럽 정보국 간부는 “빈 라덴의 은신에는 의심할 여지없이 ISI의 보호가 있었다”며 “ISI의 일부 세력이 알카에다와 여타 군사단체의 활동에 오랫동안 관련돼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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