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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리 보내는 티타늄 드라이버, 자칫하면 내 귀도?
딱! 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300야드를 꿈꾸는 드라이버샷. 골퍼들의 필드 나들이가 활발해지는 요즘, 아마추어 골퍼들은 골프클럽의 성능을 많이 따지게된다. 최근 드라이버는 가벼우면서도 비거리를 낼 수 있는 티타늄 소재 제품이 인기지만,귀 건강을 고려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티타늄 드라이버가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어가 아닌 실내연습장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은 대비가 꼭 필요하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김희남 박사와 함게 티타늄 드라이버와 난청에 대해 알아봤다.

▶ 최신 티타늄 드라이버 샷, 비행기 엔진 수준의 소음를 낸다? = 골프채가 진화하면서 비거리가 향상됐지만 덩달아 골프 샷의 소음도 커졌다. 영국의 노포크 앤 노리치 대학병원의 말콤 뷰캐넌 박사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티타늄 드라이버가 스테인레스 드라이버에 비해 약 10dB 이상 소리가 컸다. 프로골퍼가 스테인레스 드라이버 6종과 티타늄 드라이버 6종으로 샷을 할 때, 공과 귀의 거리에 해당하는 1.7m 떨어져 소음도를 측정한 결과 스테인레스 드라이버는 18회 샷 중 13회가 110~120dB를 기록했고 120~130dB은 5회였다. 반면 티타늄 드라이버는 18회 모두 120~130dB로 나타났다.

100dB은 전기톱 소리, 110dB은 나이트클럽의 소음, 120dB은 락밴드 공연소리나 천둥소리, 130dB은 비행기 엔진 소음이나 총소리 정도에 해당한다. 120dB 이상의 소리에는 잠깐만 노출돼도 소음성 난청이 유발될 수 있다. 귀속 달팽이관의 청각수용세포인 유모세포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한 번 손상된 유모세포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는 비거리 확장을 위해 드라이브의 반발계수(골프채에 전해진 힘이 골프 공으로 전이되는 비율)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발계수가 크면 소음도 그만큼 커진다. 우리나라나 미국은 골프대회 때 골프채의 반발계수를 0.83으로 제한한다. 하지만 공식대회가 아니면 이런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골퍼들은 반발계수가 큰 드라이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점점 더 큰 소음에 노출되는 것이다.

노인성 난청은 치매까지 부를 수 있어 = 이미 난청이 시작되는 나이라면 골프 소음에 좀 더 신경써야 한다. 청력은 다른 여러 신체 기능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저하되는데, 대개 40~50대에 노인성 난청이 시작된다. 따라서 이 연령대에 접어든 골퍼라면 드라이버 비거리만 고민할 게 아니라 청력에 변화가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노인성 난청이 시작되는 단계에서 강한 소음에 노출되면 난청이 더 쉽게 악화되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성 난청이 있는 경우 치매위험도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올해 발표된 미국의 한 연구(‘Hearing loss and incident dementia‘, Frank Lin, [Archives of Neurology], 2011 Feb.)에 따르면, 경도난청인의 치매발병률이 정상인의 1.89배에 달하고, 고도난청은 4.94배로 높아졌다. 소리가 들리지 않을수록 치매에 잘 걸린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36~90세의 남녀 639명을 대상으로 12년 가까이 장기 추적 조사해 난청과 치매발병에 대한 관련성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린 박사는 “난청은 그 자체가 치매를 유발하는 독립된 발병인자”라고 결론 내렸다.

노인성 난청이 우울성향과 관련이 크다는 점도 국내 연구에서 확인됐다. 천행태 박사등 연구팀이 지난 2005년, 65세 이상 노인 123명을 대상으로 우울검사를 통한 우울 성향과 청력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청력이 떨어질수록 우울한 정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난청에 대한 자가 평가를 실시한 결과, 우울한 성향이 강할수록 실제보다 청력이 더 나쁘다고 호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즉, 난청은 우울감을 높이고, 우울감이 높아질수록 점점 떨어지는 청력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는 것이다.

티타늄 헤드 드라이버의 소음이 항공기 엔진에 가까워 소음성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소음성 난청은 노인성 난청을 촉진하며, 노인성 난청은 치매에도 연관을 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귀마개, 스테인레스 골프채가 해법 = 따라서 골프 드라이버 소음에 의한 난청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귀마개가 도움이 된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연습하는 실내 연습장이나 스크린 골프장에서는 반드시 귀마개를 착용하도록 한다. 다른 골퍼의 공에 신경 써야 하는 필드에서는 골프 치는 내내 귀마개를 하는 것은 자칫 다른 위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티샷을 할 때 귀마개를 착용하도록 한다. 또 골프연습장에서는 되도록 다른 골퍼들과 떨어져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귀가 예민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굳이 티타늄 드라이버와 같은 반발력이 큰 제품을 고집하지 말고 본인에게 맞는 스테인레스 골프채를 택하는 것도 청력 감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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