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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거침없는 10년 항해 강덕수 STX회장

“STX가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오늘 이 자리가 마지막입니다.”

강덕수 회장이 지난달 29일 그룹 창립 10주년을 맞아 중국 다롄(大連) STX 조선해양생산기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는 잊겠다”고 선언했다. “그룹 매출이 100배 정도 성장하면서 누구나 이 성장을 이야기하지만, (나는) 과감히 과거를 잊어버리고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그룹 매출규모를 100배나 성장시켜 명실상부한 글로벌 그룹으로 키워낸 자부심이 넘쳤지만, 새로운 10년을 향한 도전 의지는 그보다 더 강했다.

강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한다. 20대 그룹 가운데 선대로부터 물려받지 않고 현재의 오너가 스스로 기업을 일으킨 경우는 그가 유일하다. 쌍용중공업 전무 시절 당시 외환위기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 회사를 강 회장은 친지 돈까지 빌려 사들였다. 빚투성이이던 이 회사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재계 12위(자산 기준)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강 회장은 대동조선(2001년)과 범양상선(2004년)을 차례로 인수해 현재의 STX조선해양과 STX팬오션으로 키워냈다. STX그룹의 양대 축으로 성장한 두 기업은 조선ㆍ해운업 대호황기 때 엄청난 수익을 올려 2007년 야커야즈 조선소(STX유럽), 2009년 풍력발전기 제조회사인 하라코산유럽(STX윈드파워)을 인수하는 기반을 만들었다.

새로운 10년을 맞는 강 회장은 그룹의 중심 틀이던 조선ㆍ해양 부문에 이어 자원ㆍ에너지 부문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원이 있는 국가로 진출해 그 자원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국가별 전략을 세우고 자원의 핵심 부문을 잘 공략한다면 충분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로벌 시장 점령에 대한 의지도 확고했다. “한국과 중국, 유럽의 3대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호주, 아시아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개발해나가면서 거점의 중심을 확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간 산업의 흐름을 꿰뚫는 혜안과 인재를 중시하는 리더십, 고비고비에서 인수ㆍ합병(M&A)을 성공시킨 과감한 승부수를 통해 거침없는 항해를 이뤄낸 강 회장. “내 자식이 아니더라도 경영권 줄 수 있다”는 옹골찬 그가 새로운 10년에 어떤 또 다른 이정표를 세울지 주목된다.

<하남현 기자@airinsa>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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