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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권리 무시…툭하면 입법예고 생략
FTA·지재권 등 민감한 법률 포함 5년간 1233건 달해…국민과의 소통경로 차단


법령의 변경에 대해 국민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시행 중인 입법예고를 아예 생략한 채 입법 및 개정이 이뤄지는 법령들이 해마다 수백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입법예고 예외사항이 법으로 명시돼 있긴 하지만 기준이 자의적이다 보니 중요한 사안에 관련된 일부 법률이 전혀 입법예고를 거치지 않고 통과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입법예고가 생략된 법령들에 대해 법제처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총 1233건으로 연평균 247건으로 조사됐다고 2일 밝혔다.

연도별로 2006년 299건(전체의 20%), 2007년 267건(16%), 2008년 321건(16.5%), 2009년 221건(12.2%), 2010년 125건(7.2%)이 입법예고가 생략된 채 제ㆍ개정됐다.

입법예고 생략 법령들은 대부분 대통령령과 부령으로 규정하는 공공기관의 직제와 시행규칙에 관한 입법과 개정이었다.

하지만 2008년의 경우처럼 민감하고 중요한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에 관한 법률과 지적재산권법에 포함되는 법률들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요 법령 제ㆍ개정 사항과 진행과정이 국민들에게 늘 열려 있어야 하는데 국가는 그런 환경과 소통의 경로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법제처가 2008년부터는 입법, 개정 등 법령의 변경형식을 기재하지 않고, 해당 법령명칭만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일부 한 해에 반복된 개정이 이뤄진 법령의 경우 어떤 개정이 입법 예고를 한 것이고 어떤 것이 생략된 것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등 엉성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법제처 관계자는 “17대 국회의 임기가 만료되고 2008년 18대 국회에서 법안들이 한 번에 재추진되면서 개정과 그 후속 개정들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입법예고가 생략됐고, 자유무역협정과 관련된 법률과 지적재산권 법률은 한ㆍ미 FTA가 체결되고 관련 개정들이 진행된 것이라 입법예고가 생략됐다”고 설명했다.

현행 행정절차법에 따르면 입법예고의 예외는 ▷입법내용이 국민의 권리ㆍ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관련이 없는 경우 ▷입법이 긴급을 요하는 경우 ▷상위 법령 등의 단순한 집행을 위한 경우 ▷예고함이 공익에 현저히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입법내용의 성질 그 밖의 사유로 예고의 필요가 없거나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으로 명시돼 있다.

정보공개센터 관계자는 “입법예고 생략은 행정상의 효율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생략 판단 자체가 절대적이거나 완전히 객관적일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대우 기자/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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