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최고 상금 그러나 어설픈 운영, 갤러리 비매너로 멍드는 발렌타인 챔피언십
‘선수도, 갤러리도 불편한 특급대회?’

일반 골퍼들에게 발렌타인챔피언십은 ‘한번쯤 가보고 싶지만, 가기 힘든’ 대회였다. 유럽의 스타들이 대거 출전해 국내 선수들과 겨루는 빅매치지만, 2008년부터 3년간 제주에서 개최됐기 때문이다. 내륙인 이천의 블랙스톤골프장에서 열린 올해 대회는, 그래서 많은 골퍼들에게 희소식이었다. 서울시내에서 차로 1시간반이면 넉넉히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올해도 ‘범접하기 어려운’, 심지어 ‘보러가고 싶지않은’ 대회가 될 지경이다.

대부분의 선수 숙소는 차로 1시간 이상 떨어진 곤지암. 오전 첫 조로 나서는 선수들은 새벽 4시면 눈을 떠야했다. 지난 28일 1라운드에서 이언 폴터와 리 웨스트우드는 “한밤중에 알람으로 깼다”며 힘겨워했다. 경기 진행 관계자들이나 갤러리도 경기를 방해하는 훼방꾼이 됐다. 인기 조의 경우 200명 안팎의 갤러리가 따라다녔지만 매너는 집에 두고온 듯 휴대폰은 물론 태블릿 PC로 사진을 찍어대는 통에 선수들은 제대로 샷을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언 폴터는 샷을 할 때 소리를 낸 갤러리에게 불만을 계속 터뜨렸고, 양용은은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려는데 경기 관계자가 전화하면서 지나가더라. 멈춰달라고 했더니 바쁘다며 그냥 전화하며 갔다”며 어이없어 했다.

갤러리도 고생이었다.

하루 5만원의 입장권을 내고 온 갤러리는 골프장에서 무려 7㎞나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야했다. 안내표지도 부실했고, 셔틀버스도 정해진 시간없이 꽉 차야 출발했다. 골프장에 들어와서는 고압적인 보안요원들로부터, 경기에 지장이 없는 곳에서부터 동선을 까다롭게 제한받았다.

하지만 스폰서인 발렌타인측은 갤러리나 선수들의 편의는 아랑곳 않고, 프로암이나 실제 경기에서도 VIP 영접에만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골프장측은 잔디가 제대로 생육되지 않아 로컬룰을 적용해야할 만큼 코스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회원들의 전용주차장을 골프장내에 마련하고, 세계 각지에서 온 취재진과 갤러리는 한데로 몰아냈다. 이번 대회가 많은 사람에게 불편을 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천=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