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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정식 기자의 시승기>하이브리드급 정숙성에 디젤급 파워, 골프 TSI가 떴다
“흥, 내가 조용한 차를 못만드는 줄 알았나 보지? 그럼 이건 어때?”

폴크스바겐이 나의 청각을 시험하게 만들었다. 수입차 시장에서 현대차 쏘나타나 그랜져 소비자들을 뺏어올 수 있는 차를 꼽으라면 기자는 주저없이 폴크스바겐 골프를 말한다.

하지만 골프를 선택할 때 가장 망설이는 부분은 바로 소음도다. 정숙함이 기술력이라고 믿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디젤 TDI엔진의 골프는 힘은 좋지만 다소 시끄러운 차량이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골프의 가솔린 모델인 1.4 TSI 모델이다. 사실 소비자들에게 폴크스바겐은 디젤 엔진을 잘 만드는 회사로 각인돼 있다. 개인적으로 폴크스바겐의 엔진은 다소 조용한 디젤과 다소 시끄러운 가솔린으로 각인돼 있다.

이번 시승에도 큰 기대는 없었다.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말끔한 빨강색 외관 정도였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시동을 걸고 변속기를 주행(D)로 옮겼지만 소리도, 진동도 ‘전혀’ 없었다. 일반 연소엔진을 장착한 차량에서 이게 가능한 것인지 믿겨지지 않았다.

옆자리에 타고 있던 지인이 묻는다. “아! 요즘 하이브리드카가 대세라더니 골프도 하이브리드 버젼이 나왔나 보죠?”



워낙 정숙한 나머지 시동 초반 전기모터로만 움직여 아무런 소음과 진동이 없는 하이브리드카로 착각을 한 것이다.

기자가 계기판을 가리키며 “분명 엔진이 돌아가고 있다”며 엔진회전계수(RPM) 바늘을 보여주자 소스라치게 놀라는 반응이다. 완벽한 변신이었다.

도심으로 나와 주행할 때도 ‘렉서스급’의 정숙함 덕분에 내가 폴크스바겐을 타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꾸 핸들의 브랜드 로고를 확인하게 된다.

간선도로에서 힘껐 밟아보니 힘도 넘쳐난다. 1400㏄임에도 160마력에 토크도 24.6㎏ㆍm의 성능을 낸다. 2000㏄ 디젤 엔진을 장착한 골프TDI의 경우 140마력, 32.6㎏ㆍm인 것을 감안하면 마력에서는 오히려 능가한다.

아무리 작은 모델이지만 ‘기본에 충실한다’는 골프의 특징을 설명하 듯 달리기 성능은 1400㏄임을 잊게 해 준다. 1500rpm에서 4500rpm까지 꾸준히 최대토크가 나와줘 어떠한 상황에서도 경쾌한 추월이 가능하다. 기록상 공인연비는 리터당 14.6㎞. 도심에서 나흘동안 움직여본 결과 실연비는 리터당 12㎞정도였다.

차를 잘 안다는 경쟁 브랜드 관계자도 동석 후 “도대체 어떻게 저 작은 엔진이 이런 조합을 만들어내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이런 감동은 전세계에 이미 알려진 바, 폴크스바겐 1.4 TSI 엔진은 ‘올해의 엔진상’에서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으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2009년 최고의 그린엔진, 1.0~1.4 리터 부문에서는2005년부터는 6년 연속 최고의 엔진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에만 너무 충실했을까? 3370만원이라는 가격에 비해 내비게이션 하나 없는 빈약한 옵션은 옥의 티였다.

확실한 개성이 특징이면서 그야말로 운전을 즐길 줄 아는 소비자라면 무난한 국산차보다는 3000만원 대 1400㏄의 친환경 골프를 선택할 것이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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