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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오피스시장에도 선임대 훈풍 분다
주로 상가나 오피스텔 분양에서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됐던 선임대가 몸집이 큰 오피스(업무빌딩) 시장에도 안착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말 전후로 오피스 공실률이 급감하면서 해외시장서 이미 활성화된 선임대가 국내에도 상륙, 3년간 지지부진한 결과를 보이다 최근 들어 준공 전 물량 대부분을 임대로 맞추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21일 오피스 시장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에 위치한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의 첫 번째 오피스 빌딩 ONE IFC(원아이에프씨)는 올 10월 준공을 앞두고 60%의 선임대율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면적 8만8000㎡ 중 5만3000㎡ 정도를 사전에 채운 것. 임차인은 대부분 외국계 금융회사로 주요 임차인은 딜로이트, 다이와증권, ING자산운용사 등이 있다. 특히 딜로이트는 전체 32층 건물에서 9개층을 사용하며 키테넌트(주요 임차인)로 자리잡았다. 시행사인 AIG코리아부동산개발은 3년 전부터 선임대 마케팅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AIG코리아부동산개발 관계자는 “나아가 오는 5월 중 추가로 임대차 계약을 최종 확정하면 선임대율은 8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올 2월 준공한 대치동의 KT&G 코스모대치타워도 펩시코리아, 바슈룸 등 굵직한 임차인을 사전에 확정하는 등 준공 임박해 선임대율을 100% 가까이 맞췄다. 

건물을 다 짓기 전에 임대차 계약을 미리 해 놓으면 사후 공실 리스크가 적다는 점에서 대형 오피스 시장에도 선임대 바람이 불고 있다. 여의도 IFC서울은 한 오피스 건물은 올 하반기 준공을 앞두고 현재 60%의 선임대율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준공한 역삼동의 I-TOWER도 1년간의 선임대 마케팅을 통해 넥슨, 하나로의료재단 등을 임차로 들이며 전체 연면적 1만8000㎡의 전층 계약을 완료했다.

이처럼 대형 오피스 시장에서 선임대를 선호하는 것은 가장 우려되는 공실 위기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 오피스 준공 전 대형 임차인 몇 곳만 계약하면 여러층이 한꺼번에 채워진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오피스컨설팅 전문업체 세빌스코리아의 이대임 상무는 “과거 오피스는 법인 사옥이나 개인자산가 소유물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임대사업용 부동산개발 상품이 되면서 선임대란 선진기법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임대가 확산되면서 여기에서 파생되는 마케팅 전략도 생겨나고 있다. 준공 전 임대차 계약을 하는 경우 임대료 할인을 해주거나 임차인의 취향에 따라 인테리어를 조정하는 마케팅이 이제는 오피스 마케팅의 주요 기법이 됐다. 또 외국계 회사가 주요 선임대 대상이 되면서 여성 직원수를 반영해 설계 단계에서 여성 화장실을 대폭 늘리는 등 선임대를 염두에 두고 오피스 건물을 짓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정태일 기자@ndisbegin>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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