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LA한미은행 인수가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FRB)는 우리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평가 등급이 인수ㆍ합병(M&A) 승인 조건인 2등급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승인 결정을 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우리지주의 손자회사다.

FRB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은행 간 M&A 승인 여부를 심사할 때 인수 금융회사의 경영평가 등급이 적어도 2등급 이상은 돼야 한다는 내부 가이드라인(지침)을 정한 바 있다. LA한미은행의 인수자는 우리지주이지만,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이 우리지주의 손자회사인 만큼 우리아메리카은행 역시 이 가이드라인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당국은 지난 해 5월 우리지주가 LA한미은행을 인수키로 계약을 맺을 당시 LA한미은행에 대한 실사 자체에 의구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우리지주의 LA한미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 문제를 FRB의 승인 결정 이후로 미뤄왔다.

그러나 이번엔 LA한미은행의 부실 여부가 아닌 손자회사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부실이 인수 승인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금융위기 전만해도 경영평가에서 1등급을 유지했지만, 2009년 이후 부동산 대출 부실이 커져 3등급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미국 내 승인 여부가 먼저 결정이 난 뒤 국내 자회사 편입승인 건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배경 하에서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부실이 커진 우리아메리카법인에 대한 검사를 실시 중이고 이에 대한 결과를 바탕으로 FRB가 승인 재검토에 돌입할 경우 연내 승인은 사실상 어려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지주 측은 “현지 사정을 파악 중에 있다”며 “매각자측과의 계약은 유효하며 FRB의 공식적 입장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LA한미은행은 미 서부 교민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은행으로, 우리지주는 지난 해 2억4000만달러에 이 은행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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