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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소주 ‘시원’, 향토기업 비엔그룹 품에 안기나
부산지역 소주 ‘시원’을 부산지역 기업이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채권단 측이 대선주조 매각은 부산 향토기업인 비엔그룹이 인수하는 것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매각을 조속히 끝낼 수 있다고 판단해 일부 자금을 지원키로 하면서 이같은 내용이 확인되고 있다.

17일 부산상공계와 매각 주관사인 대우증권에 따르면 대선주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비엔그룹을 선정하는 방안에 대해 전날 찬반투표를 실시했으며, 롯데칠성음료와 무학은 입찰제안서 심사 결과 비엔그룹보다 점수가 낮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롯데칠성음료는 충북소주 인수에 이어 대선주조까지 인수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롯데측은 채권단과의 개별 협상 과정에서 채권단이 제시한 인수 선결 조건을 수용하지 못했고, 부산지역 정서상 롯데그룹이 대선주조를 인수하는 것이 부정적이라는 채권단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한 롯데측이 비엔그룹보다 인수가격을 200~300억원 가까이 높게 제시해 한동안 롯데의 인수가 굳어지는 것은 아닌가 노심초사했던 부산지역 여론은 채권단의 이같은 판단을 반기는 분위기다.

비엔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참여한 ㈜삼정은 채권단의 ‘우발 채무’ 조항에 불복하면서 컨소시엄에서 탈퇴, 비엔그룹이 단독으로 대선주조를 인수하게 됐다. 비엔그룹은 당초 삼정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으나 채권단과의 막판 협상에서 단독인수로 선회해 인수조건을 다시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비엔그룹은 최초 입찰가보다 가격을 높였고 산업은행과 외환은행 등 채권단 중 일부가 신디케이트론으로 비엔그룹에 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비엔그룹이 채권단이 제시한 인수 선결 요건들을 수용하면서 채권단의 마음도 비엔으로 돌아섰다. 아울러 주류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비엔그룹으로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약이 없다는 것도 채권단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실사 과정에서 제시할 수 있는 인수대금 감액비율은 아직까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대선주조에 대해 1600억원대의 채권을 갖고 있어 적어도 이 금액 이상을 인수가격으로 보장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주조 매각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입찰 때부터 감액비율을 3%로 제한해달라는 요청을 했다”며 “재입찰인 만큼 이번엔 반드시 매각을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채권단도 비엔그룹으로 매각하는 데 기울었다”고 전했다.

한편, 비엔그룹의 대선주조 매각 대금은 1700억~18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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