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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올레길> 봄 꽃망울 품은 도심속‘미니 수목원’
<50> 도봉구 발바닥 공원 산책로





판자촌서 녹색공원 대변신

생태탐사·천연비누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 진행

1만9600본 야생초도 볼거리


면적 1만5520㎡의 도봉구 발바닥공원은 마른 하천인 방학천을 따라 방학3동 270-1 일대에 조성된 생태공원이다.

1960년대 중반 형성되기 시작한 무허가 판자촌 130여동을 헐어내고 4년여간의 공사 끝에 2002년 5월 문을 열었다.

쓰레기와 오물 악취가 풍기는 기피 장소였던 방학천 일대가 구민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쉼터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왜 하필 발바닥공원일까. 지저분한 판자촌에서 녹색 공원으로 변신한 운명과 닮아서다. 평소 하찮게 여기다 최근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우리 몸의 발바닥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졌다. 문을 연 지 10년이 지난 지금, 발바닥공원은 연산군묘, 도봉산, 옹기민속박물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도봉구 10대 명소로 꼽히고 있다. 
마른 하천에 지어진 판자촌을 헐어내고 방학천을 따라 조성된 발바닥공원은 도봉구 10대 명소로 군림하며 구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명섭 기자 msiron@

지난달 23일 아파트 대단지 틈바구니에 자리잡고 있는 발바닥공원 내 산책로를 찾았다. 지하철 쌍문역(4호선) 2번 출구에서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방학3동 주민센터 앞에 하차하자 아파트숲 사이로 작은 공원이 눈에 들어왔다. 배를 쓰다듬고 있는 임신부상이 초입을 지키며 걷기애호가들을 반겼다.

공원 산책로(약 1㎞)는 길쭉한 생태공원을 세로로 지르며 나 있는데 이 길을 따라 자연학습장~잔디광장~도봉환경교실~쉼터 등이 줄지어 있다. 특히 탐방로는 빗물이 투과되는 친환경 탄성포장재로 정비돼 편의성을 배가시켰다. 한 걸음 한 걸음에 담겨 있는 세심한 배려에 이날도 겨울 찬바람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서둘러 봄맞이를 나온 주민들로 북적였다.

방학천 위에 자리잡은 철제하우스를 타고 넝쿨식물이 엉켜있다. 삭막한 도심 속에서 잠시나마 시골 정취가 느껴졌다. 계속 걸어 들어가자 생태탐사, 천연비누 만들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도봉환경교실이 나온다. 그 뒤로 반쯤 녹은 얼음 사이로 붕어가 느릿느릿 헤엄치는 생태연못(710㎡)이 눈에 들어온다. 오밀조밀한 주거단지 한복판에서 만나는 자연은 또 다른 묘미다. 워낙 찾는 이가 많다보니 이 연못을 사이에 끼고 지난해 12월 새로운 길이 만들어졌다. 

포장재는 어린이공원 재정비공사에서 나온 폐자재를 재활용했고, 나무블록은 초안산과 쌍문근리공원에서 가져다 썼다. 지난해 태풍 곤파스에 쓰러진 나무를 구청 공원녹지과 직원이 직접 베어 25~30㎝안팎으로 잘라 친환경 바닥재로 쓴 것이다. 발바닥공원에 대한 주민들의 각별한 애정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보행길의 끝자락은 중랑천변과 연결된다.

특히 봄이면 겨우내 자취를 감췄던 꽃창포ㆍ수련 등 13종 9290본의 습지ㆍ수생식물과 감국 등 31종 1만9600본의 야생초화류가 본격적으로 자라나기 시작해 ‘미니수목원’을 방불케한다. 4월 초순이면 흐드러지는 벚꽃도 또 다른 볼거리다.

김민현 기자/ki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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