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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니지 민주화 성공 이후 구체제 청산안해 '산후통'
반정부 시위를 통해 독재자를 몰아내고 민주화의 싹을 틔운 데 성공한 이집트와 튀니지에서 구체제 청산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면서 만만치 않은 ‘산후통’을 겪고 있다.

중동 민주화의 출발점이 됐던 튀니지에서는 민주화 작업에 미온적이던 총리가 시민들의 압력에 밀려 결국 사퇴했다.

23년간 집권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 축출 이후 튀니지 과도정부를 이끌던 모하메드 간누치 총리(69)가 시위대의 퇴진 요구에 굴복해 27일(현지시각) 사임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간누치 총리는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이번 사임은 내 책임에서 도망치려는 게 아니고 튀니지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나보다 더 여유 있게 활동하기를 기대하는 다른 총리에게 길을 터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후임 총리에는 베지 카이드 에세브시 전 외무장관이 임명됐다. 간누치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도주한 벤 알리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반정부 시위대로부터 사임 압박을 받아왔다.

그는 방송에서 “나의 사임이 새로운 시대를 위한 보다 좋은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희생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누치는 또 오는 7월15일 실시할 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진다고 덧붙였다.

튀니지에서는 지난 25일 이후 보안군과 시위대 간 충돌로 최소한 5명이 숨지고 많은 사람이 부상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난 이집트에서는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혀온 아므르 무사(74) 아랍연맹 사무총장이 27일 차기 대선에 출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영 MENA통신에 따르면 무사 사무총장은 이날 “차기 대선에 입후보할 생각이며 적당한 시기에 공식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무사의 대선 출마 표명은 군부에 의해 설치된 헌법개정위원회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완화하자고 건의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개헌안이 국민투표에 의해 채택될 경우 무바라크 대통령의 30여 년 집권을 허용한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앞으로 이집트 대선은 경선으로 치러지고 대통령의 임기도 2차례만 연임할 수 있도록 제한된다.

무사 사무총장은 거침없는 언변과 특히 이스라엘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유명한 관록의 외교관으로 이번 이집트 시민혁명 과정에서 높은 대중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하지만 무바라크 정권하에서 10년간이나 외무장관을 역임한 ‘구시대 인물’ 인데다 적잖은 나이 때문에 젊은층의 지지를 받기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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