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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주 가슴 졸이는 희비…오디션 중독은 계속된다
지상파·케이블 다양한 오디션 프로 신설‘ 봇물’
아나운서·드라마 주인공 선발

뮤지컬·클래식 스타찾기까지

기성 가수들 서바이벌 프로도

리얼버라이어티에 신선한 도전




지상파 3사와 케이블 채널들이 경쟁적으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방영하고 있다. 주로 가수와 모델에 국한되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탤런트, 아나운서, 기자, 요리사, 디자이너, 화가, 오페라 가수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해 Mnet에서는 ‘슈퍼스타K2’를 방송해 허각 존박 장재인 등을 단숨에 스타로 탄생시키면서 지상파를 위협할 만한 케이블 콘텐츠라는 평가를 받았다. MBC는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을 출범시켜 멘토 시스템이라는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갈수록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슈퍼스타K3’는 3월 10일 접수를 시작해 오는 11월까지 9개월에 걸친 대장정이 시작된다. 1년 내내 오디션이 진행되는 것이다.

SBS는 3월 말부터 연기자를 뽑는 ‘기적의 오디션’을 진행해 우승자는 SBS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다. KBS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뮤지컬, 클래식 등 끼 있는 사람들을 뽑는 스타 오디션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tvN은 ‘브리튼즈 갓 탤런트’의 한국판인 ‘코리아 갓 탤런트’를 선보이고, 대중가수들이 오페라 아리아 부르기에 도전하는 ‘오페라스타’도 편성할 계획이다.

MBC는 예능의 간판 브랜드인 ‘일밤(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뜨거운 형제’와 ‘오늘을 즐겨라’를 폐지하고 ‘신입사원’과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를 편성했다. ‘신입사원’은 최고의 아나운서를 뽑아 자사 아나운서로 채용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이고, ‘나는 가수다’는 기성 가수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계속 낮은 시청률로 고전하던 ‘일밤’이 탈출구를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잡았다는 사실은 오디션이 시청률 보증수표라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은 종편채널 등 다매체 시대에 ‘우리 콘텐츠’ ‘우리 출신 스타’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자리잡고 있다. 방송국마다 공채 탤런트를 뽑았던 것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또 캐릭터의 특성과 관계가 부각되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무한도전’과 ‘1박2일’ ‘남자의 자격’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의미도 있다. ‘무한도전’과 ‘1박2일’이 워낙 견고한 아성을 구축한 데다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이들 프로그램의 틀은 전혀 새롭지 못한 느낌도 주기 때문에 리얼 예능이면서도 이와는 크게 다른 오디션이라는 포맷으로 뛰어든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꿈’이라는 요소와 진정성을 얼마나 잘 담아내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예능 프로그램이란 게 유행과 트렌드가 존재하기 마련. 현재까지의 대세는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를 리더로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과거의 대세였던 신동엽과 김용만이 지금은 약간 비켜나 있는 듯한 모양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으면 리얼 버라이어티가 구태의연해질 수도 있다.

특히 MBC는 ‘일밤’에서 공익예능 등 많은 스타일을 시도했지만 저조한 시청률에 그쳤다.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응하지 못하는 MC들로 리얼 버라이어티를 꾸미느니 MC의 역할과 비중이 적은 오디션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잘된다고 너도나도 뛰어들다가 아류작들만 양산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무한도전’ 성공 후 리얼 버라이어티도 우후죽순 생겼지만 지금은 옥석이 정리된 상태다.

‘위대한 탄생’도 처음에는 ‘슈퍼스타K’의 모방 또는 아류작이라고 불리는 여건에서 출발했지만 갈수록 뒷심을 발휘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출발을 지나치게 따지다 보면 ‘슈퍼스타K’는 아메리카 아이돌의 아류가 된다. 요는 비슷한 모티브에서 출발해도 시간이 가면서 자기 색깔을 만들어내느냐다. 창의적 모방을 이뤄내면 장수 킬러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쌍방형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점이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는 건 전 세계적인 추세이자 바람직한 발전방향이다. ‘슈퍼스타K’는 심사위원의 독설까지 들어야 하는 긴장된 모습을 연출하지만 사실상 우승자의 키는 시청자가 쥐고 있다. ‘기적의 오디션’ 우승자가 출연할 SBS 드라마의 주인공도 결국 국민들이 뽑는 셈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그 자체가 방송물이기 때문에 참가자의 실력과 능력보다 스토리와 감동거리에 집착해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려는 유혹을 극복해야 한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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