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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유가위기 재연 우려…대책은 ‘실종’
국제유가 100달러 진입 초읽기…2008 vs 2011 정부대책 비교
유동성 늘고 경기회복 기대감

휘발유값 급등… 급등…


정부 기존 정책만 유지

인사리스크까지 겹쳐 ‘울상’


국제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어 차근차근 10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 2008년 중반 한국을 덮쳤던 고유가 위기보다 강도가 세고 기간도 더 길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그런데 2008년과 비교해 정부 움직임은 영 신통치 않다.

4일 한국석유공사는 ‘석유동향’ 보고서에서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17달러 오른 91.55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거래가 역시 1배럴에 0.09달러 상승하며 94.84달러로 올라섰다. 넘치는 유동성에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까지 겹치면서 유가는 100달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상승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 오름세는 더 심각하다. 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오피넷) 집계 결과 4일 보통 휘발유 전국 평균가는 하루 만에 ℓ당 0.06원 오르며 1816.21원을 기록했다. 주간 휘발유 전국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최고 기록은 2008년 7월 둘째 주 세워졌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근접하던 때 휘발유 평균가는 ℓ당 1948.72원에 달했다.

석유제품 값만 놓고 본다면 이미 국내경제는 고유가 위기 상태에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정부 대응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기존 발표됐던 정책을 끌고 나가는 것 외에 별도의 고유가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유가 대응 주무부처라 할 수 있는 지경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29일 에너지 수급 ‘관심’ 단계 경보를 발령하고 공공기관 에너지 절약 조치 점검과 같은 몇몇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국제유가 90달러 돌파와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른 기계적 대응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2008년과 비교해 대응책의 규모나 빈도에서 차이가 크다.

당시 유류세 인하, 근로자 유가 환급금 지급, 고유가 극복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적 조치는 물론 ‘신(新)고유가 대책’, ‘초(超)고유가 대책’이니 하며 다양한 방안이 관련부처에서 쏟아졌다. 공공기관 구조조정 칼바람이 무섭던 때에도 한국석유공사 대형화 방안이 발표됐다.

국내 유가 충격은 2008년과 지금이 다를 바 없는데 정부 대응 강도는 사뭇 다르다. 경제위기를 거치며 부족해진 재정 여력은 물론 지식경제부 장관 교체 등 관련 부서 인사 리스크까지 여러 악재가 겹쳤다.

2008년 유가 위기에 마련했던 여러 조치들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서서히 끓는 물 속의 개구리’ 상황에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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