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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싱] 대한복싱협회, ‘압수수색에 황당소송까지’ 시끌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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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대한복싱협회장 취임식 겸 화합의 밤 행사에서 협회기를 흔들고 있는 하용환 회장. [사진=대한복싱협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유병철 기자] 이쯤이면 진흙탕이다.

한국 아마복싱을 관장하는 대한복싱협회(회장 하용환)가 20일 대의원총회를 앞두고 각종 이해세력들이 충돌하며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하 회장은 전 회장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은 후원금에 그치고 있고, 유재준 명예회장은 수렴청정하며 자기식구들만 챙긴다는 불만을 야기한다.

여기에 전임 집행부 측은 사법기관에 움직여 현 집행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또 2016년 치열했던 선거 때 하용환 회장을 지지했던 일부인사는 협회행정에 불만을 품고, 회장 불신임 연판장을 작성하려다가 실패하기까지 했다.

먼저 2016년 8월 선거를 통해 전임 장윤석 회장을 제친 하용환 회장(63 석진건설 대표)은 확인 결과, 지난 2년반 동안 후원금(출연금)을 6,000만 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장윤석 회장이 연간 4억 원이 넘는 돈을 출연한 것에 비해서는 턱없이 작은 액수다. 한 복싱인은 “신임회장에게 기대가 많았는데, 복싱발전에 대한 의지가 부족해 보인다. 출연금이 너무 적고, 또 협회의 중요 사안은 유재준 명예회장이 좌지우지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대한복싱협회의 최희국 사무처장은 “회장 출연금이 적다고 생각하는 복싱인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고, 공정성을 강화해 민원을 줄이는 등 복싱협회가 예전에 비해 운영이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놀라운 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대한복싱협회 사무국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지만 경기단체가 사법기관의 압수수색을 받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여기에 최희국 처장이 피의자로, 몇몇 협회직원이 참고인으로 경찰조사까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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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복싱협회의 장윤석 전 회장. 대한복싱협회장 시절인 2015년 리퍼트 대사 테러 때 피의자를 제압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유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때 터진 나동길 전 국가대표 감독의 자격미달 사건이다. 나 감독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 국제지도자 필수교육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대회 현장에서 세컨(링주변)을 보지 못했다. 이때도 현 집행부의 반대파가 국제복싱협회(AIBA)에 제보해 문제가 불거졌다는 얘기가 나왔다.

어쨌든 이것이 빌미가 대한복싱협회가 부적격 지원자(나동길)를 부정채용했다는 언론보도와 고발이 이어졌고, 광역수사대가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원래부터 AIBA의 오락가락 행정이 주된 원인이었던 까닭에 대한복싱협회의 고의적 부정채용은 입증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그런데도 광역수사대가 압수수색까지 한 것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법조인인 장윤석 전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로 광역수사대는 압수수색 후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수사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혐의가 입증될 경우, 애먼 협회직원들만 사법처리를 받게 되는 상황이 됐다.

압수수색 배후설이 나도는 데는 장윤석 전 회장이 최근 대한복싱협회와 소송 중인 한 복싱용품업체의 변호를 맡은 것도 작용했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던 단체가 소송 중인데, 법정에서 그 반대편을 돕는 것이니 모양새가 사나운 것이다.

한때 프로복싱은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였고, 아마복싱도 86 서울 아시안게임 전 종목 석권 등 한국스포츠의 메달밭이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복싱인기가 떨어지고, 국제복싱협회(AIBA)도 최근 부패와 집행부 난맥상으로 최악의 경우 2020 도쿄 올림픽 퇴출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 와중에 대한복싱협회도 고질적인 파벌다툼에 기인하는 치졸한 행태를 보이고 있어 복싱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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