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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 2R] 월콧-히샬리송, 에버튼의 새 공격 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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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샬리송이 다시 한 번 득점을 터트렸다. '대선배' 월콧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리그 3호골을 성공시켰다. [사진=에버튼 트위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왕년의 유망주' 와 '떠오르는 유망주'의 합작이 훌륭했다. 18일 오후 11시(한국시간), 영국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경기에서 에버튼이 사우스햄튼을 2-1로 꺾었다. 에버튼의 시오 월콧과 히샬리송이 한 골씩 터트렸다.

에버튼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폭풍영입'을 단행했다. 바르셀로나에서 루카 디뉴, 안드레 고메스, 예리 미나 등 총 세 명의 선수를 수급했고, 강등 당한 스토크시티에서 촉망 받는 중앙 수비수 커트 주마도 데려왔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신입생은 '5,000만 파운드(약 737억 원)'의 사나이 히샬리송이 유일했다.

지난 17-18시즌, 왓포드에서 가능성을 보인 히샬리송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에버튼으로 이적했다. 왓포드 시절 자신을 지도했던 마르코 실바 감독이 에버튼으로 부임한 후 제자를 불러들인 셈이었다. 에버튼이 히샬리송을 영입하기 위해 쏟아부은 금액은 5,000만 파운드로, 에버튼 역사상 최다 이적료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97년생의,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작 한 시즌을 보냈고, 그 한 시즌마저 기복을 보였던 선수치곤 과도한 금액이란 비판이 뒤따랐다.

이런 히샬리송은 지난 12일, 2-2로 비긴 울버햄튼과의 리그 개막전부터 몸값을 증명했다. 데뷔전이었던 그 경기에서 홀로 두 골을 터뜨렸다. 두 차례 슈팅을 시도해 모두 골로 연결했다. 장기인 드리블 돌파 대신 침투 후 마무리에 집중했다.

히샬리송이 첫 경기에선 홀로 분투했다면, 이번 경기에선 팀 동료와의 호흡이 보다 어우러졌다. 히샬리송에게 쏟아지는 집중 견제를 분산시켜 준 공신은 월콧이었다.

히샬리송이 자신의 잠재력을 증명해야할 선수라면, 월콧은 반대로 촉망 받던 재능의 한계를 보인 선수였다. 아스날에서 뛰던 12시즌 동안 월콧은 내내 아스날 팬들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아스날 역사상 최고의 선수인 '킹' 티에리 앙리의 등번호 14번까지 물려 받으며 아스날의 다음 세대를 이끌 선수로 촉망 받았지만, 끝내 팬들이 기대했던 위치까지 도달하지 못했다.

길었던 아스날 생활을 정리하고, 월콧은 17-18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에버튼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감독 선임을 둘러싸고 어수선했던 에버튼의 분위기는 월콧의 새로운 도전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월콧은 특색 없는 하반기를 보내야 했다.

이번 시즌, 실바 감독이 집권하며 월콧은 다시 기회를 부여 받았다. 팀 내 다른 윙어 야닉 볼라시에가 부상으로 주춤한 틈을 타, 프리시즌과 리그 초반 주전 자리를 부여 받았다.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공격수 센크 토순, 갓 이적한 히샬리송, 홀로 공격을 이끄는 공격형 미드필더 길피 시구르드손 사이에서 월콧이 경험을 토대로 이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었다.

이번 사우스햄튼 전이 월콧의 가치를 증명한 경기였다. 전성기 시절 폭발적인 스피드로 주목 받았던 월콧은 '크랙' 히샬리송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모습이었다. 시구르드손이 공격을 조율하고, 토순이 최전방에서 수비수를 유인하면 히샬리송이 측면에서 상대를 흔들었다. 그 균열을 월콧이 절묘하게 파고 들었다.

결국 월콧은 전반 15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모르강 슈나이덜린이 내준 공을 교묘하게 파고들며 득점을 만들어 냈다. 이후로도 히샬리송과 적절히 위치를 바꿔가며 사우스햄튼 수비진을 어지럽혔다. 왕년의 주력은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대신 그 대가로 얻은 충분한 경험이 있었다.

'선배' 월콧이 먼저 골을 터뜨리자 히샬리송도 득점포를 이어갔다. 전반 31분, 월콧이 올린 크로스를 깔끔한 헤더로 돌려놓으며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둘이서 만들어 낸 훌륭한 합작품이었다.

두 선수의 조합은 이론상, 그리고 아직까지는 제법 훌륭하다. 경험과 파괴력이 어우러진 에버튼의 공격진은 리그 2경기 만에 발전을 보였다. 이번 시즌 에버튼이 '마침내' 빅6를 깬다면, 그 주인공은 두 선수가 될 확률이 높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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