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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뮤니티실드] '미완성 사리볼', 첼시는 캉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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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테와 아자르의 부재 속에서, 첼시의 신임 감독 마우리시오 사리는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사진=첼시 트위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조르지뉴 혼자 '사리볼'을 구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의 압박에 첼시의 중원은 무력했다. 5일 오후 11시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맨시티의 커뮤니티 실드에서 첼시가 맨시티에게 0-2로 완패했다.

양 팀 모두 최고의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다. 양 팀 모두 월드컵 토너먼트에 진출한 선수들이 추가 휴가에서 복귀하지 않은 상태였다. 월드컵 4강에 올랐던 벨기에에서만 에당 아자르, 티보 쿠르트아(이상 첼시), 케빈 데 브루잉, 뱅상 콤파니(이상 맨시티) 등 네 명의 선수가 클럽에 복귀하지 않았거나 컨디션이 온전치 못했다. 첼시의 신임 감독 마우리시오 사리가 원하는 100%의 축구를 보여주기 힘든 상황이었다. 사리 감독의 전 소속팀인 나폴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조르지뉴가 첼시로 왔지만, 조르지뉴 혼자 사리 감독의 축구를 구현할 순 없었다.

나폴리 시절 사리 감독의 핵심 세 선수를 꼽자면 왼쪽 날개 로렌조 인시녜, 중앙 미드필더 알랑, 그리고 조르지뉴였다. 지난 17/18 시즌 유럽 리그 최다 패스 횟수를 기록한 조르지뉴가 후방에서 조율을 맡았다. 알랑이 조르지뉴를 보호하며 중원 전체를 쓸어담는 역할을 했고, '크랙' 인시sp가 이어 받은 공을 간수하고 상대 수비진의 균열을 유도했다.

이번 경기에서 특히 공백이 느껴진 자리가 나폴리에서 알랑이 소화하던 역할이었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수비진을 보호하고, 나아가 공격 전개에 연결 고리를 맡는 자리다. 특히 조르지뉴는 환상적인 패스 실력을 갖췄지만, 그에 비해 상대의 압박에서 벗어나는 능력이 약점으로 지적 받는다. 헌신적인 수비 공헌도를 갖춘 파트너가 필요한 유형이다. 전 유럽에서 그 역할을 가장 잘 소화하는 선수가 다름 아닌 첼시의 은골로 캉테다.

하지만 캉테는 프랑스 대표팀 소속으로 월드컵 결승전까지 소화했고, 컨디션 회복을 위해 휴가 중이었다. 캉테를 대신해 첼시의 중원은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로스 바클리가 채웠다.

두 선수 모두 캉테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다. 파브레가스는 치명적인 패스 한 방을 가졌지만 기동력이 부족하고, 바클리 또한 공격적인 재능은 갖추었으나 수비적인 기여도는 떨어지는 선수다.

이 두 미드필더가 조르지뉴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면서 첼시의 경기 운영은 꼬여갔다. 탈압박 능력이 부족한 조르지뉴 스스로도 맨시티의 거센 전방 압박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이따금씩 전방으로 침투 패스를 시도했지만 대체로 위협적이지 못했다.

첼시의 수비진도 조르지뉴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맨시티가 롱패스에 능한 두 센터백, 존 스톤스와 아이메릭 라포르테를 세워 후방 빌드업을 착실히 수행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첼시의 중앙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다비드 루이스는 롱패스는 커녕 수비 라인 형성에도 애를 먹었다.

장거리 패스를 보내줄 조르지뉴가 압박 탓에 짧고 안전한 패스만 시도하자, 자연스레 첼시 공격수들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간간히 찾아온 기회 앞에서 알바로 모라타는 여전히 판단이 느렸고, 왼쪽 날개로 출전한 허드슨-오도이는 번뜩였지만 아자르에 비해 한참 부족했다.

후방 빌드업과 수비 안정에 모두 실패한 첼시는 결국 맨시티의 미드필더들에게 유린 당했다. 베르나르드 실바와 리야드 마레즈가 첼시의 헐거운 중원을 쥐고 흔들며 세르히오 아게로에게 양질의 패스를 공급했다. 아게로가 전후반 한 골씩을 기록하며 첼시 팬들을 집으로 돌려 보냈다.

첼시 팬들과 사리 감독은 캉테의 복귀만을 기다릴 것이다. 첼시는 오는 8일(수) 올림피크 리옹과의 친선 경기 이후, 11일(토) 허더스필드 원정으로 정규 리그의 문을 연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캉테와 함께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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