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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메모]10억원을 벌어준 박상현의 인생 퍼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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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이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이 열리는 천안의 우정힐스CC 연습장에서 10억원을 벌어준 스코티 카메론 델마 퍼터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코오롱 제공]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천안)=이강래 기자] 올시즌 코리안투어의 ‘절대강자’로 떠오른 박상현(35 동아제약)에겐 인생 퍼터가 하나 있다. 스코티 카메론 델마 버튼백 퍼터다. 단종된 모델인 이 퍼터로 박상현은 올시즌 벌써 2승을 거뒀다. GS칼텍스 매경오픈과 KEB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거둔 역전우승으로 올해에만 4억원이 넘는 거금을 벌어들였다.

박상현과 델마 퍼터의 인연은 6년 전인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상현은 홍순상과 박효원, 최진호 등과 어울려 연습라운드를 했다. 공교롭게도 박상현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타이틀리스트사의 용품 지원을 받는 선수들이었다. 박상현은 오랫동안 다른 용품사의 지원을 받았으나 동료들과 어울리느라 종증 타이틀리스트 투어밴에서 시간을 보냈다.

당시 퍼팅 슬럼프에 빠져 있던 박상현은 자연스럽게 타이틀리스트 서동주 선수지원팀장과 퍼터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다가 델마 퍼터와 인연을 맺게 된다. 박상현이 선택한 퍼터는 퍼팅 스트로크 때 퍼터 헤드가 자연스럽게 열리고 닫히도록 퍼터의 토(toe) 쪽이 무거운 퍼터였다. 이 퍼터는 예민해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박상현과는 찰떡궁합이었다.

2005년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박상현은 2009년 SK텔레콤오픈과 에머슨퍼시픽오픈에서 2승을 거둔 후 오랜 시간 우승하지 못했다. 준우승만 5번이나 해 '2등 전문선수'로 불렸다. 하지만 델마 퍼터를 만난 후 많은 게 달라졌다. 2014년 바이네르 파인리즈오픈과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중간에 다른 퍼터로 바꿨다가 다시 델마 퍼터를 들고 출전한 2016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JT컵에서 또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2승을 추가해 총 5승을 만들어냈다. 박상현은 이 퍼터가 고마워 작은 선물을 했다. 퍼터가 너무 낡아 타이틀리스트 미국 본사로 보내 새 것처럼 만드느라 3개월을 기다렸다.

박상현은 새단장한 델마 퍼터와 함께 올시즌 멋진 역전드라마를 펼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박상현은 “작년에 퍼팅이 너무 안돼 창고에 넣어뒀던 델마 퍼터를 다시 꺼내들었다”며 “무슨 이유인지 나랑 궁합이 잘 맞는다. 이 퍼터는 그동안 10억원 정도를 벌어준 효자 퍼터”라고 말했다. 박상현은 올시즌 코리안투어에서 유일하게 2승을 거뒀으며 시즌상금 4억 2880만원으로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상현은 21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에서 개막하는 내셔널타이틀인 코오롱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을 앞두고 인생 퍼터인 델마 퍼터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상현은 “우정힐스CC 그린은 대단히 까다롭다. 긴 거리 퍼팅이 걸리면 쓰리퍼트가 쉽게 나온다”며 “델마 퍼터가 이번 대회에서도 효자노릇을 해주길 바란다. 내셔널타이틀을 꼭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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