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KBO] 바람 잘 날 없는 히어로즈, 반등은 가능할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전택수 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2018년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기대와 함께 시작했다. 2017시즌 넥센은 5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으나, 유망주들의 성장과 함께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에 충분했다. 고졸 신인으로서 압도적으로 신인왕을 거머쥔 ‘바람의 손자’ 이정후, 11승을 거두며 선발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한 최원태 등 어린 선수들의 도약이 돋보였다.

활발한 오프시즌 행보도 이어졌다. 먼저 시즌 중반 합류해 좋은 모습을 보였던 두 외국인선수 제이크 브리검, 마이클 초이스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쳤다. 뿐만 아니라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맡기기 위해 한화에서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보였던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했다. 넥센은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박병호를 친정팀으로 복귀시키는 데 성공하며 확실한 4번타자까지 확보하며 파격적인 행보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29일 현재 넥센은 26승 28패의 성적으로 리그 6위에 머물러 있다. 개막 전 넥센이 보였던 공격적인 투자를 고려하면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던 2014년 이후 최고의 팀 전력으로 평가받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시즌의 3분의 1이 지나간 시점, '영웅 군단'을 점검해봤다.

이미지중앙

성폭행 의혹으로 KBO로부터 활동 정지 처분을 받은 박동원(좌)과 조상우(우). 두 선수는 각각 주전 포수와 마무리 투수라는 중요한 보직을 맡고 있었다. [사진=KBO]


연이은 부상에 성폭행 혐의까지, 계속되는 악재


가장 먼저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이 있었다. 주장 서건창은 3월 마지막 경기에서 오른쪽 정강이 부상을 당한 뒤 여전히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4번타자 박병호는 4월 중순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며 약 한 달가량을 결장했다. 부상에서 돌아오자마자 홈런포를 가동했으나, 이번에는 아킬레스건 통증으로 주로 대타로 기용되고 있다. 여기에 이정후와 김하성마저 각각 종아리와 손바닥을 다치며 약 2주 정도를 쉬었다. 넥센이 현재 팀 타율 8위(0.279), 경기당 팀 득점 7위(4.96)에 그치고 있는 데는 핵심자원들의 부상 여파가 컸다.

KBO를 강타한 박동원, 조상우의 성폭행 의혹도 충격이었다. 이들은 23일 오전 인천의 모 호텔에서 술에 취한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KBO로부터 나란히 활동 정지 조치를 받았다. 두 선수는 각각 팀의 주전 포수와 마무리 투수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었다. 사건의 경과와는 별개로 활동 정지를 당한 두 선수의 잔여 시즌 출장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충격적인 사건과 함께 넥센은 하루아침에 주전 포수와 마무리 투수를 잃었다.

이미지중앙

프로 7년차 김규민은 기나긴 무명 생활을 뒤로 하고 4할에 가까운 타율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사진=KBO]


뿌리내린 선발 야구, 기회 얻은 유망주들의 성장

‘궁하면 통한다’는 말처럼, 잇따른 악재 속에서도 넥센을 지탱하고 있는 힘이 있다. 넥센 선발진은 현재까지 30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로저스-최원태-브리검으로 이어지는 3선발 체제는 리그 내 어느 팀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대체선수 승리 기여도(WAR)로 본 투수 랭킹에서도 각각 로저스가 4위(2.19), 최원태가 10위(1.76), 브리검이 11위(1.69)로 세 선수가 모두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선발이 강한 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넥센의 선발 야구는 확실한 강점이다.

신예들의 활약도 빛나고 있다. 기나긴 무명 생활을 보낸 7년차 야수 김규민의 방망이가 뜨겁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1군에 합류한 김규민은 현재까지 0.392의 고타율을 유지하며 선두타자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부상자들의 복귀 후 포지션 교통정리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김규민은 뛰어난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프로 데뷔 5년차를 맞는 임병욱은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다. 2016시즌 8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가능성을 보였던 임병욱은 올 시즌 현재까지 커리어 하이인 0.311의 타율을 기록하며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이미 5개의 홈런을 담장 밖으로 넘긴 상황에서 생애 최초 두 자릿수 홈런마저 노리고 있다.

시즌이 마무리되기까지는 약 90경기 가량이 남아 있다. 히어로즈는 시즌의 절반이 채 지나기 전에도 무수한 악재들을 맞았다. 경기 외적으로도 이장석 구단주가 실형을 선고받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선발진의 굳건한 모습과 함께 새로운 얼굴들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후와 서건창만 돌아온다면 넥센은 완전체의 모습을 갖추고 순위끌어올리기를 기대할 만하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