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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O] ‘꾸준함의 대명사’ 박한이는 라이온즈파크에 33번을 남길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 스포츠팀=김동언 기자] 대구의 삼성라이온즈파크 관중석에는 3개의 번호가 붙어있다. 22, 10, 36 각각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을 상징하는 영구결번들이다. 18년 동안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으면서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쳤던 박한이의 은퇴시점이 가까워지면서 영구결번에 대한 찬반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 번호들 옆에 박한이의 33번이 추가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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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낸 뒤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박한이. [사진=삼성라이온즈]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박한이는 2016년 10월 4일 대구삼
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100번째 안타를 쳤다. 1회 말 선발투수 봉중근의 5구째를 밀어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뽑아내며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에 성공했다.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는 KBO 역사상 양준혁(1993~2008 전 삼성)만이 달성한 바 있다. 박한이는 양준혁에 이어서 두 번째로 대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대졸 신인으로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박한이는 첫 해 117안타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세 자릿수 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2003년에는 170개의 안타를 치며 시즌 최다안타 타이틀도 차지했다. 2015시즌에는 옆구리 타박상과 갈비뼈 골절로 두 달 이상을 1군에서 빠졌지만 8경기를 남기고 100안타를 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비록 2017년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68경기에만 출장했고, 31안타를 치며 1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라는 KBO 최초의 기록은 세우지 못했다. 무릎 수술 후유증을 떨쳐내지 못하면서 “꾸준함을 잃어버렸다”, “박한이도 한물갔다”라는 냉정한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16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라는 기록은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된 이후 36년 동안 단 두 명의 선수만 성공한 기록이다. 이 점만 보더라도 박한이는 KBO 역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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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통산 2,000경기 출장과 2,900루타를 때려낸 박한이. [사진=삼성라이온즈]


2,000경기 출장, 2,900루타

박한이는 지난 11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출장하며 통산 2,0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KBO에서 개인통산 2,000경기 출장은 2008년 전준호(현 넥센)를 시작으로 2017년 이호준(NC 다이노스)까지 총 10명이 달성했다. 박한이는 역대 11번째이자 삼성 소속으로는 2009년 양준혁에 이어 두 번째로 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원클럽맨으로 2,000경기 출장을 달성한 선수는 이숭용(전 넥센)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다.

이날 박한이는 2회 말 선발투수 임기영의 3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으로 안타를 뽑아내 통산 2,900루타를 달성했다. 역대 15번째 2,900루타 달성이다. 데뷔 첫 시즌에 187루타를 기록했던 박한이는 2016년까지 16년 연속 세 자릿수 루타를 기록했다. 시즌 200루타를 달성했던 적도 세 차례 있었다. 올 시즌 23경기에 나와 0.333 2홈런 27안타를 때려내고 있는 박한이는 시즌 내 3,000루타 달성도 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박한이는 통산 2,000경기-2,000안타 클럽에도 가입했다. 2,000경기-2,000안타는 전준호와 양준혁, 장성호(kt 위즈), 정성훈(KIA), 이진영(kt)까지 5명만 세웠던 기록이다. 박한이는 6번째 기록 달성자가 됐다. 박한이의 2,000안타는 2016년 9월 8일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나왔다. 1회 초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의 4구째를 받아쳐 중견수 방면 안타를 뽑아냈다. 이 안타로 같은 팀이었던 이승엽에 이어 역대 9번째로 2,000안타를 때려낸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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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이의 상징과도 같은 33번이 라이온즈파크에 새겨질 수 있을까? [사진=삼성라이온즈]


삼성은 총 8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그 중 7번을 2000년 이후에 달성했다. 7번의 우승 과정에는 항상 박한이가 있었다. 2013년에는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7개의 우승반지와 한 팀에서만 여러 기록들을 쏟아낸 박한이에게 영구결번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만약 박한이가 삼성이 아닌 다른 팀에서 위와 같은 기록들을 세웠다면 영구결번에 대한 찬반논란이 일어났을까?

일부 삼성의 팬들은 박한이가 기존에 영구결번 되었던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에 한참 못 미치는 선수라며 영구결번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영구결번에 대해 찬반논란이 나오는 것 자체가 영구결번감이 아니라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이만수, 양준혁, 이승엽은 삼성의 레전드이기 이전에 한국야구 역사상 손꼽히는 레전드 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을 영구결번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더 이상 삼성에서 영구결번은 없을 것이다.

영구결번이 된다는 것은 프로 선수들에게 의미 심장한 일이다. 올 시즌까지 18년 동안 삼성 유니폼을 입으며 수많은 기록들을 생산해냈고, 해외진출도 하지 않고 희소성 있는 원클럽맨으로 남은 박한이에게 영구결번이 주어진다면 한 팀에서 선수생활의 전부를 바쳐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뜻이 되지 않을까? 또한 삼성의 미래라고 불리는 구자욱, 최충연, 양창섭 같은 선수들이 팀에 남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줄 메리트가 생기지 않을까? 최종 판단은 팬들과 구단의 몫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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