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남화영의 오거스타 통신] 마스터스의 미래 투자 DCP챔피언십
이미지중앙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미국 오거스타)=남화영 기자] 매년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는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미래를 위해 하는 투자는 어린이에게 맞춰진다.

4년 전인 2014년부터 마스터스는 대회 전 일요일이면 7~15세 어린이 80명을 오거스타내셔널 클럽하우스 앞으로 불러모아 이벤트 골프대회 DCP(드라이브, 칩 & 퍼트)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있다. DCP챔피언십은 대회라고 이름붙여진 하루짜리 이벤트에 불과하지만 오거스타내셔널이 주관하며 1년 동안 추진해온 예선전을 통해 전국 결승전을 여는 이른바 ‘어린이 명인열전’에 해당한다.

마스터스가 끝나는 5월부터 미국 골프장 전역에서 시작하는 DCP챔피언십 예선에는 이듬해 4월초까지 16세가 넘지않는 소년 소녀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오거스타내셔널은 별도의 주최기구를 조직해 남녀 7~9세, 10~11세, 12~13세, 14~15세로 8개의 카테고리를 나눠 전국적인 예선을 치른다.

각 지역에서 선발된 어린이가 나이와 성별에 따라 10명씩 추려지면 이들은 마스터스 전 일요일에 골프장에 초대받는다. 승합차이긴 하지만 선수들만 오가는 ‘매그놀리아래인’을 타고 아침 일찍 들어온다. 어린이들 경기라 18홀 라운드를 돌지 않는다.

대회이름 그대로 드라이브 칩 퍼트는 각 항목을 테스트한다. 드라이버는 두 번씩 쳐서 좋은 스코어를 순위에 따라 1-10점까지 가려진다. 치핑 대회는 두 번의 칩샷을 해서 홀까지 거리를 합산해서 점수를 매긴다. 두 번의 칩샷 거리가 가장 짧은 적은 선수가 10점, 두 번째가 9점이다. 퍼트는 15(4.6미터), 30피트(9.1미터)거리에서 두 번 시도해 더 적은 누적 점수를 순위 매긴다.

이미지중앙

9세인 채태건 군이 퍼트를 바로 홀인하고 나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마스터스]


이날 9살인 한국계인 채태건 군이 마지막 퍼트를 넣으면서 7~9세 남자 항목에서 우승했다. 태건이는 워싱턴 보스웰에서 사는 태관 군은 4살에 골프를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올림픽골프코스에서 열린 지역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오거스타내셔널에 오게됐다. 좋아하는 골퍼는 리키 파울러와 김인경이다. 역시 한국계인 13세 소녀 임사라 양은 12~13세 여자 부문에서 우승했다. 7세에 골프를 시작한 사라 양은 리디아 고가 롤 모델이다.

아이들 장난 같지만 결코 장난이 아니다. 아이들이 현관에 도착하자 마스터스의 고참급 회원이 나가 아이들을 맞았다. 케이블TV 골프채널은 아침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5시간을 생중계했다. 시상자로는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벤 크렌쇼(미국)과 같은 전설들 뿐만 아니라 이번 주 마스터스 출전을 앞둔 애덤 스콧(호주), 찰 슈웨철(남아공), 버바 왓슨(미국) 등 이 대회 우승자들이 그린재킷을 입고 나와 봉사하고 있었다.

이걸로 특별히 돈을 버는 것도 아닌 마스터스와 왜 이런 이벤트를 여는 것일까? 마스터스는 이밖에도 아시아에서는 아마추어 유망 선수들을 대상으로 아시아태평양골프챔피언십(APGC), 라틴아메리카에서도 LGC를 개최해 우승자를 마스터스에 초청한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수익을 올린다는 마스터스의 신의 한수가 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 꿈과 동경을 심어주는 것이다. 오거스타내셔널을 방문한 꼬마선수 80명을 통해 자신들의 미래 고객에게 투자하는 것이다. 이 대회에 한번 출전한 어린이는 평생 마스터스를 알리는 홍보대사가 될 것임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아시아 아마추어를 육성한다는 AAC에서 두 번 우승해 마스터스에 초청되어 선수가 세계 골프랭킹 6위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다.

이미지중앙

이번 대회 출전하는 찰 슈웨첼, 남아공의 전설 게리 플레이어도 시상자로 나섰다.


마스터스의 이같은 정책은 미국 골프가 현재 봉착해 있는 골프인구 감소를 미리 막아두는 훌륭한 투자이기도 하다. 골프 시장이 점점 줄어드는 타개책 고민에 빠진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등 각종 골프 단체는 오거스타내셔널이 추진하는 이 대회를 쌍수를 들고 반긴다. 현존 최고 대회인 마스터스가 골프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질 미래에 미리 대비하는 모습은 우리 골프가 배워야 할 교훈이자 선견지명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DCP챔피언십이 이만큼 골프계의 관심을 받는 것은 마스터스 주최사인 오거스타내셔널이 개최하고 후원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오거스타내셔널 코스를 한 번이라도 밟아보고 싶은 부모들은 자녀를 골프 연습장에 이끌고 가서 골프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이날 새로 열었다는 골프숍에는 천금같은 이벤트 대회에 초청되어온 부모들이 온갖 선물들을 죄다 쓸어담고 있었다.



sport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