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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현의 축구화(靴/話)] (33) 축구화와 스트릿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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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화 킹을 변형해 출시한 푸마 스니커즈. [사진=푸마]


청바지와 축구화? 젊은 세대들의 ‘스트릿 패션’을 대표하는 청바지, 그리고 축구를 즐길 때 착용하는 축구화. 말도 안 되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이 둘은 한때 최고의 패션 콤비를 자랑했다.

1998년 푸마는 스포츠용품에 패션을 입히고자 스타 디자이너 질 샌더(Jil Sander)와 협업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축구화를 변형한 스니커즈 ‘아반티(Avanti)’였다. 당시 푸마에서 가장 잘 나가던 축구화 ‘킹(King)’을 변형해 스니커즈로 출시한 것이다. 가죽갑피에 박힌 스티치(제봉선), 넓직한 설포, 바닥에 박혀있는 수많은 고무 스터드. ‘푸마 아반티’는 영락없이 풋살화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이는 당시 청바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스니커즈로 손꼽히며 해외에서 크게 유행했다. 2001년에는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시장거리에는 수많은 짝퉁 제품(모조품)이 진열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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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에어맥스의 디자인을 입힌 나이키 축구화 마지스타. [사진=나이키]


최근에도 축구용품 업체들은 남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축구’라는 아이템을 스트릿패션과 접목하기 위해 끊임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 나이키는 작년 4월 ‘나이키 에어맥스(Nike Airmax)’의 출시 30주년을 맞아 ‘나이키 레볼루션 팩’을 출시했다. 나이키풋볼을 대표하는 네 가지 축구화(머큐리얼, 마지스타, 하이퍼베놈, 티엠포) 시리즈에 ‘나이키 에어맥스’의 옷을 입힌 것이다. 회색빛의 아스팔트가 아닌 푸른 잔디 위를 누비는 ‘에어맥스’의 모습이 다소 어색하긴 했지만 많은 팬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아디다스는 작년 11월, 뉴욕의 스니커즈 편집샵 ‘키스(KITH)’와의 협업을 통해 풋볼 컬렉션을 선보였다. 키스는 신발 디자이너인 로니피그(Ronnie Fieg)가 만든 스니커즈 편집샵으로 해마다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다. ‘키스’는 축구화를 비롯해 아디다스의 30여 개 축구용품에 ‘키스’만의 색을 입혔다. 축구라는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아이템이 얼마나 세련되어 질 수 있는지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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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와 키스(Kith)의 풋볼콜렉션. [사진=키스]


한때 축구용품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던 ‘디아도라’와 ‘엄브로’는 오히려 주력 시장을 축구가 아닌 스트릿 패션으로 잡은 모양새다. 이탈리아의 정통 스포츠용품 브랜드 ‘디아도라’는 2016년 국내에 ‘디아도라 헤리티지’라는 이름으로 재론칭했다. 이 매장에선 축구화를 찾기 힘들다. 대신 축구화에서 볼 수 있던 디아도라의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스니커즈만 판매 중이다.

축구팬들에게는 영국의 축구용품 브랜드로 잘 알려진 ‘엄브로’ 역시 국내에선 스트릿패션에 힘을 쏟고 있다. 축구용품은 구색만 갖췄을 뿐, 엄브로 특유의 ‘더블 다이아몬드(Double diamond)’ 로고를 활용해 다양 패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글쓴이 이상현은 현재 소리바다의 스니커즈 브랜드 '스테어(STARE)'에서 신발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축구화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개인블로그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 중이다. 디자이너와 축구팬의 관점에서 축구화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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