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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 그들도 넘사벽은 아니다 - WGC 멕시코 챔피언십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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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GC 멕시코 챔피언십의 로고.


최근 흥미진진했던 WGC 멕시코 챔피언십은 필 미켈슨(48 미국)의 우승으로 끝났다. 노장 미켈슨의 우승 자체가 큰 뉴스거리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의 처지에서 생각할 것이 많은 대회였다.

코리언은 없다

WGC 멕시코 챔피언십의 참가자격은 아래와 같다.

1. 세계 랭킹 50위 이내(2018년 2월 19일 그리고 2월 26일 기준)
2. 2017 페덱스 랭킹 30위 이내
3. 2018 페덱스 랭킹 10위 이내
4. 2017 유러피안 투어 상금랭킹 20위 이내
5. 2018 유러피안 투어 상금랭킹 10위 이내
6. 일본 투어, 아시아 투어, 호주 투어, 선샤인 투어의 2017 상금랭킹 2위 이내
7. 멕시코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1 명 (2018년 2월 19일 기준)

이 대회는 참가 자격을 받은 선수가 불참하더라도 다음 순위의 선수가 출전할 수 없다. 엄격한 규정이다. 안타깝게도 한국 선수는 단 한 명도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 2017년 대회 때는 한국선수가 4명(안병훈, 왕정훈, 김시우, 김경태)이나 출전했다. 결국 한국 선수들이 2017년과 2018년 현재까지 무척 부진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의 출전선수를 보면 일본 3명(4명 참가자격 중 마쓰야마 불참)을 비롯해 중국,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에서 각 1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아시아 골프의 맹주인 한국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또 태국의 아피반랏이 공동 5위, 인도의 슈방카 샤르마가 공동 9위로 호성적을 낸 것은 아시아의 골프가 평준화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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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에이스 아피반랏. 그는 세계랭킹 36위다.


눈부신 샤르마의 성장

이번 대회 내내 미디어의 초점이 되었던 선수는 샤르마였다. 2017년 12월만 해도 세계 랭킹 450위 밖에 있었지만, 12월에 아시안 투어와 유러피안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남아공의 조버그 오픈에서 우승했고, 이어 1월에 말레이시아의 마이뱅크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2018 유러피안투어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또 세계랭킹도 75위까지 올라가서 라히리를 누르고 인도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이번 주 세계랭킹은 66위).

21세의 샤르마는 키 175cm의 평범한 체격이고, 드라이브 샷을 멀리치는 것도 아니지만 2, 3 라운드에서 쟁쟁한 세계 톱랭커들을 누르고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번 주 그의 드라이브 샷 거리는 298.7 야드로 참가자 64명 중 45위에 불과했다. 스윙은 올드 스쿨에서 배운 듯한 평범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린 어프로치 샷, 쇼트 게임, 퍼팅 모두 최고 수준이었다.

샤르마의 강점은 아주 낮은 스코어를 내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조버그 오픈 2라운드와 마이뱅크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몰아친 경험이 있다. 그는 5언더파가 되어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고수한다. 이것은 스윙의 힘이 아니고 정신력의 힘이다.

샤르마는 이번 대회에서 마지막 날 3오버파로 무너지며 공동 9위로 끝났지만, 세계 톱랭커들도 넘사벽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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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슈방카 샤르마는 이번 주에 세계랭킹 66위가 됐다. [사진=미국 골프채널 캡처]


몸이 아니라 정신력


이번 대회에서 톱10으로 끝난 선수들의 키는 아래와 같다.

2위 저스틴 토마스 178cm
3위 티렐 해튼 175cm
5위 아피반랏 172cm
5위 브라이언 하먼 170cm
7위 세르지오 가르시아 178cm
9위 슈방카 샤르마 175cm

이 자료는 역으로 한국선수들의 체격이 충분히 크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골프 성적은 언제나 오르막 내리막이 있다. 당연히 일시적인 부진을 극복하고 부단히 정진해야 한다. 샤르마가 할 수 있다면 한국선수들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지금 가지고 있는 샷으로 더 좋은 점수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스윙을 바꾸려 하지 말고 생각을 바꿔야 길이 보일 것이다.

* 박노승 씨는 골프대디였고 미국 PGA 클래스A의 어프렌티스 과정을 거쳤다. 2015년 R&A가 주관한 룰 테스트 레벨 3에 합격한 국제 심판으로서 현재 대한골프협회(KGA)의 경기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건국대 대학원의 골프산업학과에서 골프역사와 룰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위대한 골퍼들의 스토리를 정리한 저서 “더멀리 더 가까이” (2013), “더 골퍼” (2016)를 발간한 골프역사가이기도 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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