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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 25R] '스리백 원조' 첼시, 본머스의 스리백에 0-3 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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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의 은골로 캉테가 홀로 중원에서 분투했지만 팀의 참패를 막을 순 없었다. [사진=첼시 공식 트위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본머스가 1년여 만에 복수에 성공했다. 지난 2016년 12월, 첼시의 홈에서 0-3으로 패했던 본머스가 똑같은 스코어를 되돌려줬다. 본머스가 2월 1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에서 첼시에 3-0으로 승리했다.

키워드는 스리백이었다. 지난 16-17 시즌, 이탈리아 출신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집권한 첼시가 스리백으로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전에 영국에서 볼 수 없었던 스리백의 대성공은 유행이 되어 많은 팀들에게 들불처럼 퍼져나갔다. 그 중 한 팀이 본머스였다. 에디 하우 본머스 감독은 잉글랜드 출신답게 포백을 바탕으로 전술을 꾸리는 감독이었다. 하지만 지난 16년 12월, 첼시 원정에서 0-3 패배를 당한 이후 그들의 스리백을 벤치마킹했다.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오가며 뛰어난 축구 센스를 보이는 수비수 나단 아케 덕분에 스리백은 빠르게 본머스에 정착했다.

하지만 전력의 한계 탓에 본머스의 스리백은 첼시와 달리 리그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진 못했다. 시즌 초반 강등권까지 추락하며 혼란스러운 시기도 보냈다.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이며 잉글랜드의 차세대 지도자로 각광받던 하우 감독도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오늘 경기 전까지 올 시즌 본머스는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0-1 패배,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에게 0-4 패배를 당했다. 첼시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도 이미 모두 패했다.

하지만 하우는 젊은 감독답게 패인을 분석하고 빠르게 수정하는 요령이 뛰어났다. 맨체스터 시티에게 당한 0-4 패배 이후 압박 강도와 수비 라인에 손을 댔다. 강렬하게 압박하되 타이트한 수비 라인 조정으로 허무하게 뒷공간을 허용하는 빈도를 줄였다. 이후 본머스는 에버튼 전 2-1 승리, 아스날 전 2-1 승리를 포함해 리그 5경기 무패를 기록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본머스에게 행운도 따랐다. 첼시의 최전방에서 뛰어난 볼 제공권을 보이던 알바로 모라타가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했다. 경기 직전 아스날에서 첼시로 이적이 발표된 올리비에 지루 또한 곧장 경기에 투입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올 시즌 첼시의 주요 공격 루트 중 하나는 수비수 세자르 아즈필리쿠에타의 얼리 크로스에 이은 모라타의 헤더였다. 중원을 거치지 않는 직선적이고 효율적인 공격에 많은 팀이 무너졌다. 하지만 모라타가 부재한 첼시의 공격은 에당 아자르만이 분투하는 모양새였다.

본머스는 전방 압박을 강하게 유지하되, 아자르에게 배후 공간을 내주지 않도록 수비 라인을 유동적으로 조정했다. 아자르와 모라타가 공존한다면 모라타의 제공권까지 신경써야 했겠지만, 오늘 선발 출전한 첼시의 스리톱 중 아자르의 신장은 173cm, 페드로는 169cm에 불과했다. 나머지 로스 바클리가 186cm의 키를 가졌지만 제공권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는 아니다. 수비의 목표가 스리톱의 배후 침투 방지로 굳혀지자, 본머스는 그 하나의 선택지에 완전히 집중했다. 첼시에서 완전 영입해 온 아케는 나이에 비해 월등한 노련함으로 수비라인을 능수능란하게 조절했다.

본머스의 스리백은 각각 첼시의 세 공격수를 전담 마크했고, 중앙 미드필더들도 활발하게 수비에 가담하며 수비수들의 부담을 덜었다. 반면 첼시의 미드필더들은 '늘 그렇듯이' 은골로 캉테만이 분전할 뿐, 티에무에 바카요코는 공수 양면에서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며 첫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첼시의 스리백도 본머스의 스리백에 비해 부족한 역량을 보였다. 게리 케이힐은 심각한 노쇠화를 연출하며 본머스의 발빠른 수비진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그간 제몫을 해주던 안드레스 크리스텐센은 부상으로 전반 28분만에 교체 아웃되었고, 아즈필리쿠에타 또한 평소에 비해 역동성이 부족했다. 오른쪽 윙백 다비데 자파코스타는 아예 수준 미달이었다.

이번 경기로 첼시는 리버풀과 승점 동률(50점), 득실차에서 열세(리버풀 +28, 첼시 +26)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리버풀에게 내줬다. 거기에 리그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은 토트넘이 승점 48점을 달성하며 턱밑까지 추격했다.

2월 중순부터 첼시의 일정은 혹독해진다. 21일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시작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5일), 맨체스터 시티(3월 5일)를 연달아 만난다. 이후 크리스탈 팰리스 전(3월 11일)을 치르고 곧장 바르셀로나와 2차전을 치뤄야한다. 집중력을 잃으면 리그 4위권과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잃을 수 있다. 콘테의 지도력이 여태 겪어보지 못한 저울대에 오를 것이다. 하우 감독이 그랬듯, 콘테 감독도 오늘 패배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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