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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투어 41개 후원 기업과 국내 남녀투어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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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는 어떤 기업 홍보문구도 볼 수 없지만 상업적으로 엄청난 수익을 남기는 대회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총 상금은 한국 남녀 투어를 합친 상금의 11배다.

대회를 후원하는 스폰서 기업을 보면 PGA투어는 금융과 자동차 IT가 많은 반면 한국 남녀투어는 식품업과 그룹이 많았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2017~2018 PGA투어의 기업 스폰서를 가진 41개 대회와 한국의 2018년 남녀 프로골프 투어의 스폰서 대회 46개를 비교한 결과 발견된 특성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게 PGA투어다. 올 시즌에 총 49개의 대회가 총 상금 3억6300만 달러(3864억원) 규모로 열린다. 전 시즌보다 대회로는 2개가 늘었고, 상금액은 5.5% 증가했다. 한국과 달리 대회 하나를 유치하면 10여년 정도의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PGA투어는 지난 2008년 미국의 금융 위기 중에도 끄떡없었다. 무엇보다 PGA투어는 경제적으로 중산층 이상이 즐겨 보기 때문에 스폰서들은 적극적으로 대회 후원에 나선다.

총상금 1200만 달러로 가장 상금이 많은 US오픈은 메인 스폰서 기업 자체가 없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저 대회들은 스폰서 없이도 중계권과 입장료, 기념품 수익 등에서 흑자를 본다. 마스터스는 IBM과 벤츠 등이 코스 내에 로고나 홍보 문구를 전혀 나오지 않지만 엄청난 돈을 쏟는 후원사로 나선다.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 역시 기업 스폰서가 없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메이저 대회는 특정 기업과 스폰서를 대회 명칭에 붙이지 못한다. 대신 차량 제공, 프로그램 진행 등 대회의 각 분야에서 기업들이 파트너로 참여한다. 디오픈에서 한국의 두산, 니콘, HSBC가 파트너가 되어 후원한다. 기업 마케팅을 드러내놓고 하지는 않되 은근하게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식이다. 메이저라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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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PGA투어와 한국 남녀 투어 후원기업 비교. 파란색은 동일한 업종, 미정은 아직 기업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


한국 남녀투어는 47개 대회 348억원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는 올해 17개에 141억원 규모로 열린다. 대회 수는 2개가 줄었으나 상금액은 오히려 1.5억원 늘었다고 한다. 평균 상금액은 8억3천만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까지 열리던 3억원 짜리 중소 대회가 모두 없어졌고 최소 상금이 5억을 넘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총상금 15억원인 제네시스챔피언십 등 10억원을 넘긴 대회가 8개나 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올해 30개 대회를 207억원 규모로 개최한다. 대회 수는 예년과 동일하지만 상금액은 8억원이 늘었다. 여자 대회의 평균 상금액은 7억원이다. 여자 대회 역시 상금 14억원의 한화클래식을 비롯해 10억 이상 대회가 4개나 될 정도로 금액이 커졌다.

국내 남녀 대회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PGA투어의 10%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그리고 투어의 스폰서들도 대상과 업종에서 차이를 보인다. PGA투어에서 아직 스폰서가 정해지지 않는 대회는 2개지만 국내는 남자 대회가 5개, 여자대회가 3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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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BC챔피언십은 총상금 950만 달러의 빅 매치로 HSBC은행이 후원사다.


PGA는 금융 중심 한국은 그룹 중심
PGA투어의 가장 많은 후원사는 은행과 보험 등 금융이 차지한다. 은행은 6개사다. 최대 민간상업은행인 웰스파고(5월초)와 미국 북동부에서 투자신탁으로 120년 역사를 쌓은 노던트러스트(8월말)가 대회를 개최한다. 미국 외 은행으로는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가 한 시즌에 2개나 후원한다. 10월 중순 말레이시아에서 CIMB클래식이 아시안스윙의 첫 번째 대회로 시작되며 2주 뒤에 중국 상하이에서 총상금 900만 달러의 HSBC챔피언스로 마무리된다. 은행들이 보기에 아시아 신흥 부자들에게 골프 대회는 매력적인 고객 확보의 창구다.

한국도 금융권은 대회에 적극적이다. 신한금융그룹은 KPGA 메이저 대회인 신한동해오픈을 후원하고 KB금융그룹은 KLPGA 메이저를 지속해오다 올해는 KPGA대회까지도 함께 후원한다. KEB하나금융그룹은 200만 달러 규모의 LPGA투어를 후원한다. 이밖에 제2금융권인 OK저축은행이 KLPGA를 후원한다.

PGA투어에서는 VIP 고객을 잡으려는 고급 자동차 브랜드간 경쟁이 골프 대회 후원에도 활발하다.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는 PGA투어(제네시스오픈)와 KPGA코리안투어(제네시스챔피언십)을 연계해 개최한다. 그밖에 PGA투어에는 BMW챔피언십, 혼다클래식, 히어로월드챌린지 등이 고급 소비자 시장을 타깃으로 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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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은 코오롱 그룹이 오랜 동안 메인 후원 기업으로 역할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메이저 대회라 해도 후원기업 없이는 곤란하다. 대신 특정 기업보다는 그룹사가 대회를 개최한다. 한화클래식, 코오롱한국오픈, 효성챔피언십, 두산매치플레이, SK네트웍스레이디스 등은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대회를 열어주는 개념에 가깝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이 지난 2005년 삼성베네스트오픈을 5년간 개최하고 그친 점은 아쉽다. 삼성이 후원하는 골프 대회는 아시아아마추어챔피언십(AAC)이 유일하다. 국내 골프 유망주를 키우는 대회도 아니고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이 아시아 선수를 키우고자 만든 대회다.

식품 기업이 6개나 되는 건 KLPGA만의 특징이다. 교촌허니레이디스를 시작으로, 롯데칸타타, 맥콜용평리조트, 삼다수마스터스, 하이트진로챔피언십, 이데일리KFC오픈까지 열린다. 또한 남녀 대회 공히 의류업체(먼싱웨어매치플레이, 크리스F&C KLPGA챔피언십, 팬텀YTN클래식, 보그너MBN여자오픈)들이 한국에서 두드러진 후원기업이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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