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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구] 원주DB프로미, 버튼이 전부가 아니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박건우 기자] 시즌 시작 전 많은 전문가들이 KT와 함께 최하위를 예상했던 팀이 있다. 바로 원주DB프로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반기를 마친 지금 25승 9패로 2위 전주KCC이지스에게 2경기 차로 앞선 리그 선두다. 이러한 상승세의 가장 큰 공은 평균 21.29득점 9.1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해결사 디온테 버튼에게 있다. 하지만 DB의 좋은 성적이 오롯이 버튼 덕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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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 안양KGC와의 첫 경기를 버튼의 위닝샷으로 짜릿하게 잡아낸 DB선수들. 왼쪽부터 두경민, 버튼, 벤슨.[사진=KBL]


이상범 감독의 노련한 경기운영

이상범 감독은 2014년 안양KGC인삼공사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3년간 야인 생활을 하다가 프로농구에 복귀했다. 현재 DB프로미의 주축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주전과는 거리가 멀었던 서민수, 김태홍, 김영훈, 이지운이 이상범 감독의 로테이션 기용을 통해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심지어 신인 이우정까지 기용한다.

이는 주전들의 출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다른 팀들과는 다르다. 1~3쿼터에는 주전 선수들을 계속해서 기용하기 보다는, 벤치멤버들에게 출전 시간을 보장해주고 있다. 평균 24분을 뛰는 서민수는 경기당 5.88득점, 3점슛 0.9개, 4.5리바운드로 올 시즌 기량발전상(MIP) 후보로 꼽힌다. 또한 평균 23분 54초를 뛰는 김태홍은 저돌적인 돌파와 3점슛 능력을 장착했고, 올 시즌 평균 8.10득점, 1.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처럼 DB의 선수들은 긴 시간 출전을 하지 않더라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의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감독이다. 이상범 감독의 노련한 선수 기용과 경기 운영이 DB의 상승세의 주효한 원인이다.

"너도 에이스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어?"

두경민은 대학시절 잠재력을 살리지 못한 채 서서히 잊혀지고 있었다. 지난 2016-2017시즌에는 시즌 중반 당한 발등 골절 부상으로 인해 17경기만을 출전하며 경기당 9.82득점, 1.6개의 3점슛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시즌 동아시아대표팀 일정을 마친 후 이상범 감독은 두경민에게 “너도 에이스 한 번 해봐야 하지 않겠어?”라는 이야기를 했다. 리빌딩을 선언한 DB의 에이스로 키워보겠다는 감독의 의지였다.

두경민은 이에 보답하듯 올 시즌 평균 29분 5초를 뛰며 16.45득점, 3점슛 2.7개, 어시스트 3.9개를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또한 군입대 직전인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찍은 두경민은 “팀 분위기나 페이스가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 오히려 팀 분위기는 준우승(2014~2015시즌)시즌보다 좋다”라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의 말 한마디가 선수 한 명을 바꿔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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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소통하는 리더십' 이상범 감독과 베테랑 윤호영, 김주성. [사진=KBL]


베테랑의 존재

DB가 모든 이들의 예상을 깰 수 있었던 데에는 베테랑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DB에는 과거 ‘동부산성’의 주축이었던 김주성과 윤호영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김주성은 보통 승부처에서 기용되는데, 평균 13분 26초라는 짧은 시간을 뛰고도 경기당 5.5득점, 3점슛 0.9개, 2.2리바운드로 베테랑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2016-2017시즌 도중 부상으로 이탈했던 윤호영은 2017-2018 시즌 막판 복귀까지 점쳐졌으나 지난 해 11월 9일 복귀하여 DB의 공수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동부산성’의 핵 윤호영은 평균 17분 7초를 뛰며 5.08득점, 0.5개의 3점슛, 3.0개의 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윤호영은 지역방어의 중추이며, 상황에 따라 외인 수비까지 가능한 만능 베테랑이다. 이상범 감독은 “고참 없이는 리빌딩도 없다. 프로스포츠에서는 선후배라는 틀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모르는 부분을 끌고 가주는 역할을 고참들이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내실이 있는 리빌딩은 바로 신구 조화가 선행되어야 했던 것이다.

DB는 지난 16일 후반기 안양KGC와의 첫 경기에서 버튼의 짜릿한 3점 위닝샷으로 승리했다. 남은 시즌, DB가 써내려갈 드라마가 궁금하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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